재경일보

5월 소비자물가 2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광주 3.1%·전남 3.5% 급등

윤근일 기자
5월 소비자물가 2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광주 3.1%·전남 3.5% 급등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폭등하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 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1%와 3.5% 오르며 서민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에너지와 농축산물 가격의 동반 강세가 전체 물가 지수를 강하게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정으로 인해 2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경제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4년 3월의 3.1%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이 공업제품과 공공요금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물가 하방 압력을 무력화하는 양상이다.

광주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전국적인 물가 상승 흐름과 궤를 같이했다.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품목별로 가격 등락이 엇갈렸으나 필수 식자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돼지고기와 쌀 가격은 각각 9.1%와 14% 상승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었다. 반면 공급이 안정적이었던 배추는 26.2%, 국산 쇠고기는 3.1% 하락하며 전체적인 농축산물 상승폭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공업제품 가격은 국제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석유류 제품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광주 지역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3.6% 상승했으며, 경유는 34.2%라는 폭발적인 인상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유가 폭등은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향후 다른 공산품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생리대는 10%, 떡은 6.7% 하락하며 일부 소비재 품목에서는 시장 수급에 따른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지출의 고정 비용을 차지하는 전기, 가스, 수도 요금 역시 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광주 지역 상수도료는 7.7% 올랐으며 도시가스 요금 또한 0.5%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기료가 0.4% 소폭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갔으나, 상하수도와 가스 요금의 인상은 기저 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요금의 인상은 가계의 가용 소득을 줄여 내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전남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광주보다 높은 3.5%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역 경제의 물가 대응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농축산물 부문에서 돼지고기는 9.8%, 국산 쇠고기는 8% 상승하며 단백질 섭취원인 육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수산물인 오징어와 과일류인 배는 각각 13.2%와 21% 하락하며 품목별 수급 상황에 따른 변동성을 노출했다. 전남은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농축산물 가격 변동이 지역민의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남의 공업제품 부문에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비용 부담이 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3.3%와 34.1% 급등하며 광주와 유사한 수준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석유류 제품의 가격 상승은 농기계 운용 비용과 운송비 증가를 유발하여 지역 생산자들의 원가 부담을 심화시킨다. 이는 결국 지역 내 서비스 가격과 최종 소비재 가격의 추가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 대외적 요인에 집중되어 있으나 모든 품목이 일제히 오른 것은 아니라는 점은 시장의 자율적 조정 기능을 보여준다. 배추와 배, 오징어 등 일부 농수산물과 생리대 같은 필수상품의 가격 하락은 전체 지수의 폭주를 저지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이러한 하락 품목들은 계절적 요인과 공급망 효율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정 품목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안정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전체 지수가 2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에 의한 공급측 인플레이션이 국내 물가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 통화 정책이나 재정 정책만으로는 물가 잡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교한 에너지 수급 관리와 유통 구조 개선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이다.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 유가의 안정 여부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시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가계의 실질 소득 감소와 기업의 투자 위축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크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기조에 대비하여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확립하고 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 또한 취약 계층의 물가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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