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통일교 편파 수사 의혹'과 관련해 당시 실무를 총괄했던 박상진 전 특검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는 특검팀이 야권 인사의 금품 수수 정황을 확보하고도 의도적으로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박 전 특검보의 거부로 한차례 무산된 지 한 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박 전 특검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당시 수사 과정 전반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불거진 민중기 특검팀의 편파 수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절차로 평가받는다. 공수처는 특검팀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구체적인 진술에서 시작되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특검팀 조사에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명품 시계 2개와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되었다.
당시 특검팀은 여권 관계자들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수사보고서에만 해당 내용을 남겨두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금품 수수자들에게 뇌물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했으나, 본격적인 강제 수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국민의힘은 민 특검과 수사팀이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며 경찰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이미 지난 1월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여 박 전 특검보와 민 특검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 물적 증거 분석을 마친 상태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인물은 민 특검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수처 관계자는 "박 전 특검보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의혹의 정점에 있는 민 특검을 소환해 고의적인 수사 배제 여부를 최종 확인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는 이번 브리핑을 통해 현재 총 56건의 법왜곡죄 사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법왜곡죄 단독 혐의 사건은 13건이며, 다른 범죄 혐의와 경합된 사건은 43건에 달한다. 지난 3월 도입된 법왜곡죄는 법관이나 검사 등이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해를 가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왜곡죄의 공수처 수사 관할권을 두고는 법조계 내에서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존재한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의 관련 범죄로서 법왜곡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수사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공수처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상용 검사 등에 대한 법왜곡죄 고발 사건이 계류되어 있어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시장의 법 질서 확립 차원에서 공수처의 이번 수사는 수사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정 정파를 배제하거나 표적 수사를 진행하는 행위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현재 계류 중인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구체적인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수처의 수사 확대가 자칫 수사기관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법 왜곡의 기준이 모호할 경우 검찰과 경찰의 정당한 기소 및 수사 재량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수처는 "현재 사건을 계속 검토 중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수사의 핵심은 민중기 특검이 여당 인사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했는지에 대한 실질적 증거 확보 여부다. 박 전 특검보의 진술이 민 특검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공수처는 보강 수사를 마치는 대로 민 특검에 대한 소환 시기를 결정하여 편파 수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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