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빌라 '유턴' 15년 만에 폭등…갱신권 '울며 겨자 먹기'

고진아 기자

현재, 전세사기 악몽으로 외면받던 서울 빌라 전월세 시장이 아파트 전월세난에 반사이익을 보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임차인 3명 중 1명 이상이 갱신권을 쓰고 2년 더 '눌러앉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4만9천679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수치이며, 직전 4개월(2025년 9월~12월)과 비교하면 무려 13.4% 급증했다. 아파트 전월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세사기 여파로 외면받던 빌라 시장으로 수요가 급격히 유턴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수요 증가는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4월 서울 연립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44% 올라 2013년 9월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1.34%로, 2011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월세 역시 1.60% 올라 2015년 7월 통계 발표 이후 동기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빌라 '유턴' 15년 만에 폭등…갱신권 '울며 겨자 먹기'
[사진=연합뉴스]

이로 인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올해 1~4월 서울 빌라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2억4천98만원으로 775만원 상승했으며, 월세액 또한 56만2천원까지 올랐다. 임대료 인상 제한을 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임차인들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올해 갱신계약청구권 사용 비중은 32%로, 작년 동기 24.8%보다 7.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서울 빌라 임차인 3명 중 1명 이상이 임대료 인상률 제한을 위해 갱신권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중저가 아파트 전월세 물량 부족이 빌라 시장 과열의 주범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저가 아파트 전월세 물량이 동나자 빌라 매매 및 전월세 수요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커졌다」고 전했다.

아파트 전월세난이 빌라 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전반적인 주거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특히 서민층의 주거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정부 및 관계 당국의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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