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이 제9회 지방선거에서 오후 3시 기준 투표율 65.2%를 기록하며 인천 지역 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인천 전체 평균인 49.2%보다 16.0%포인트 높은 수치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 유권자들의 강한 참정권 행사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전체 선거인 1만 8,238명 중 1만 1,883명이 투표를 마쳤으며, 도서 지역 특유의 높은 결집력이 지표로 증명되었다.
인천 옹진군 유권자들이 서해 최북단의 지리적 여건과 생업의 바쁨 속에서도 제9회 지방선거 투표소로 대거 발걸음을 옮겼다.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해5도를 포함한 134개 섬으로 구성된 군 전역에 총 25곳의 투표소가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백령도 4곳, 영흥도 3곳, 연평도 2곳 등 각 주요 거점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권을 행사하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투표율은 지난달 진행된 사전투표의 높은 참여 열기가 본 투표까지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백령공공도서관에 마련된 백령면 제1투표소에서는 고령의 주민들과 다양한 계층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며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었다. 거동이 불편하여 목발을 짚고 계단을 오르는 노인부터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젊은 부부, 그리고 인근 성당의 수녀들까지 투표 행렬에 동참했다. 백령도 주민 김모(70) 씨는 "백령도와 옹진군, 나아가 인천시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연평도 지역 어민들은 생업인 꽃게 조업까지 잠시 중단한 채 투표소를 찾아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최근 꽃게 어획량 감소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적임자를 선택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차재근(67) 선주는 "낡은 도로 교체와 연평어장 확장 등 일상생활과 직결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후보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투표권 행사가 단순한 권리를 넘어 섬 지역의 생존권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투표 현장에서는 후보자 간 지지자들 사이에서 홍보물 설치 위치를 둘러싼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령면 제1투표소 진입로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장정민 후보와 국민의힘 문경복 후보의 현수막 위치가 쟁점이 되었다. 양측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의 현수막이 투표소와 지나치게 인접해 있다며 선관위에 위법 여부 확인과 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투표 당일 투표소 인근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지지자들의 민감한 반응이 투영된 사례다.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장 점검 결과 해당 현수막 설치 위치가 법적 금지 구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현행법상 투표소가 설치된 시설의 담장이나 입구, 또는 그 내부에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으나 해당 위치는 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설치된 홍보물에 대해서는 강제 철거 근거가 없다"고 설명하며 불필요한 마찰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법치주의와 선거 원칙에 따른 기계적 중립성이 강조된 대목이다.
옹진군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배경에는 인구 구조와 지역적 특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옹진군은 전통적으로 투표 참여도가 높은 고령 인구 비중이 크고, 서해 최북단을 수호하는 해병대 장병들이 대거 주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도 옹진군은 34.6%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인천 내 11개 군·구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군사적 요충지라는 긴장감과 지역 사회의 끈끈한 유대감이 투표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거소투표 시스템을 통한 취약 계층의 주권 보호도 차질 없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옹진군 내 거소투표자는 총 95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여기에는 군인과 경찰 39명, 병원 및 요양소 환자 10명이 포함되었다. 특히 굴업도나 지도와 같이 접근성이 극히 떨어지는 외딴섬 주민 36명과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 10명도 거소투표를 통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이는 단 한 명의 유권자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보편적 참정권 보장의 원칙을 실현한 사례다.
투표 종료 이후 진행될 개표 작업은 도서 지역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1개표소와 제2개표소로 이원화되어 운영된다. 육지에서 뱃길로 약 4시간이 소요되는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의 투표함은 백령면사무소에 마련된 제2개표소에서 즉시 개봉된다. 나머지 섬 지역의 투표함과 관내 사전투표함은 인천 미추홀구 용현남초등학교에 설치된 제1개표소로 운반되어 개표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러한 이원화 시스템은 개표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해상 이송 작전에는 해경의 경비함정이 전격 투입되어 투표함의 안전한 육지 압송을 책임진다. 인천해양경찰서는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 기점으로 연평도와 덕적도 등 13개 섬 지역의 투표함을 이송하기 위해 경비함정 4척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송된 투표함은 인천해경 전용부두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한 뒤 경찰의 엄중한 호송 아래 제1개표소로 이동하게 된다. 해상 날씨와 이송 시간을 고려할 때 개표 작업의 물리적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함이 육지로 옮겨지는 시간을 감안하면 당선 윤곽은 자정은 넘어야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섬 지역의 특성상 기상 악화나 이송 지연 변수가 존재하지만, 현재까지의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 체계하에 개표 준비는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서해5도의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차분하게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선거는 도서 주민들의 주권 의지가 법과 질서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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