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송파구 투표소 4시간째 육탄 봉쇄... 투표용지 부족이 불러온 초유의 개표 마비

이겨례 기자
송파구 투표소 4시간째 육탄 봉쇄... 투표용지 부족이 불러온 초유의 개표 마비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투표 시간 연장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4시간 넘게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며 개표 업무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수백 명은 선거관리위원회의 행정 미숙을 규탄하며 투표소 입구를 봉쇄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병력마저 대치 끝에 철수하면서 선거 관리의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용지 수급 차질이라는 행정적 결함으로 인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10시로 연장했으나, 이에 반발한 시위대의 봉쇄로 개표소 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4일 오전 2시 10분 현재 수백 명의 시위 인파는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 입구를 에워싼 채 투표함 반출 시도를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중이다. 전날 오후 11시 50분경 투표 종료가 선언된 지 2시간이 지났음에도 투표함은 여전히 투표소 내부에 고립된 상태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 시간을 4시간 연장한 결정에서 비롯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없어 발길을 돌린 유권자들을 위해 아파트 방송까지 동원해 투표를 독려했으나, 이는 오히려 선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시위대에 명분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행정 편의를 앞세운 투표 시간 연장이 결과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법치 행정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장에는 김재섭, 김은혜, 신동욱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잇따라 방문하여 사태 수습과 중재를 시도했으나 선관위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교착 상태는 풀리지 않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투표소 내부를 확인한 뒤 서울시선관위가 아무런 지침 없이 현장 관계자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중앙 조직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현장 확인 직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선관위로 이동하여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시위대는 부정 선거 구호를 외치며 투표함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있으며, 일부 참가자는 투표소 건물로의 강제 진입까지 논의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기동대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주민 불편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현재는 아파트 단지 외곽으로 물러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공권력이 시위대의 물리력에 밀려 투표함 이송이라는 법적 집행을 완수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거 행정의 최고 책임 기관인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식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현장에서 시위대와 스피커폰 통화를 하며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가 핑퐁을 하고 있다"고 질타한 뒤 "이 일이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재선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관리 부실이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투표소 주변에서는 시위대와 일반 주민 사이의 마찰도 빈번하게 발생하며 법치주의와 공공질서가 위협받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었다. 한 주민이 소음과 충돌에 대해 재물손괴 및 자녀 등교 문제를 언급하며 항의하자 시위대는 야유와 함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현장의 혼란을 가중했다. 시위대는 현장을 취재하던 특정 언론사 기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뱉는 등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투표 시간 연장이 유권자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정 조치였다는 시각도 존재하며, 물리적 봉쇄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행정적 실수가 선거 부정으로 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중립의 관점에서 볼 때, 절차적 정당성과 실질적 참정권 보장 사이의 충돌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거법 전문가는 "선거 관리의 기술적 실수가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는 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매우 위험한 징후"라고 분석했다. 그는 "선관위는 즉각 투명한 해명을 내놓고 법 절차에 따른 투표함 이송을 완수하여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결여될 때 발생하는 시장과 사회의 불신이 얼마나 큰 기회비용을 초래하는지 이번 사태가 증명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투표 지연을 넘어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과 사회적 불신을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며, 향후 선거 무효 소송 등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선관위는 이번 사태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동시에, 물리적 위력을 행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개표 지연이 길어질수록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어 조속한 수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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