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광역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5개 구·군 중 4곳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북구에서 1석을 확보하며 전패를 면했으나, 진보당은 전국 유일의 기초단체장 거점이었던 동구를 잃으며 정치적 기반이 크게 위축됐다. 보수 진영은 4년 전 지방선거에 이어 울산 내 견고한 지지세를 재확인하며 지역 행정의 주도권을 유지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울산 중구, 남구, 동구, 울주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지방 권력의 안정을 꾀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구에서 신승을 거두며 교두보를 마련했으나 전체적인 판세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진보 진영은 민주당과 진보당의 후보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결집의 벽을 넘지 못해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울산의 정치 일번지로 통하는 중구에서는 국민의힘 김영길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박태완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승기를 잡으며 지역 내 보수 성향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고호근 후보가 보수 표심 일부를 잠식했으나 대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남구에서는 국민의힘 임현철 후보가 개표 후반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울산시 대변인 출신인 임 후보는 개표 중반까지 현직 구의원인 민주당 최덕종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였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민주당 최 후보는 진보당과의 경선을 거쳐 단일 후보로 추대되었으나 국민의힘의 조직적인 세 결집을 넘어서지 못했다.
조선업 노동자가 밀집한 동구에서는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가 진보당 박문옥 후보를 2%포인트 차이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동구는 지난 선거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보당 구청장을 배출한 지역이었으나 이번 패배로 진보 진영은 뼈아픈 성적표를 받게 됐다.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단일화에 합류하지 않고 1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노동자 표심이 분산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 공장이 위치한 북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동권 후보가 국민의힘 박천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후보는 이번 울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당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북구는 제6회 지방선거부터 이번 선거까지 박 후보와 이 후보가 번갈아 가며 당선되는 진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울주군수 선거에서는 현직인 국민의힘 이순걸 후보가 민주당 김시욱 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의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김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개표 결과는 반대로 10%포인트가량 앞섰다. 이는 도농 복합 지역의 특성상 실제 투표장에서 보수 결집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보수 진영의 완전한 승리라기보다 야권의 분열과 단일화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동구와 남구에서의 근소한 표 차이는 야권이 전열을 정비할 경우 향후 선거 지형이 언제든 요동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수 독주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당선인들이 향후 4년 동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원하는 보수층의 결집과 진보 진영의 파편화가 맞물린 결과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4석을 지켜냈지만 북구의 상실과 동구의 신승은 민심의 엄중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라고 덧붙였다. 유권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하면서도 특정 정당의 독주에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본격적인 임기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울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의 재도약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의 균형이 깨진 기초의회와의 원만한 협치 여부가 향후 4년 지방 행정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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