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중앙선관위 밤샘 항의 집결... "재선거 실시" 요구 분출

음영태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중앙선관위 밤샘 항의 집결...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 1천200여 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밤샘 항의를 벌였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발생한 물량 부족이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했다며 전면적인 선거 무효와 재선거 실시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직후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정선거 의혹으로 확산하며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포함한 수백여 명의 시위대는 4일 새벽 내내 선관위 정문 앞에서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새벽 한때 현장 인원은 1천200여 명에 달했으며, 이들은 선관위의 공식 해명과 정문 개방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시위대를 주도한 전한길 씨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국 단위의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전 씨는 "서울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서울에만 국한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인천에서도 동일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전국에서 부정선거의 증거가 넘쳐나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는 원천 무효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의 집결을 독려하며 선관위 서버 공개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는 보수 성향의 인사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하여 시위의 규모와 조직력을 더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이영돈 PD와 미국 리버티대의 모스 탄 교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이 시위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입법독재'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선거 무효와 개표 중단 구호를 연신 외쳤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등 3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청사 주변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시위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 버스와 펜스 등 장애물 철거를 요구하며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만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날이 밝으면서 오전 6시 30분 기준 시위 인원은 300여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선관위를 방문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3일 오후 10시 30분경 선관위를 찾아 노태악 위원장을 면담하고 재선거 실시를 공식 요구했다. 장 위원장은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며 서울시 선관위 방문에 이어 과천 선관위를 재차 찾아 개표 중단을 압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법적 근거에 따른 선거 무효 주장은 일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공직선거법상 명시된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선거 사무의 기술적 결함이 전체 선거의 무효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 선관위 측의 일관된 설명이다.

이번 사태는 선거 관리의 부실 논란을 넘어 정치적 갈등과 법적 공방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노태악 위원장의 차량 이동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하며 선관위 청사 주변에서 농성을 지속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향후 투표용지 부족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관리 책임 소재를 두고 여야 간의 대립은 물론, 대규모 소송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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