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틀째 갇힌 잠실 투표함, 선관위 50% 용지 인쇄가 부른 '부정선거' 의혹

고진아 기자

24시간 넘게 투표함이 봉쇄됐다. 2026년 6월 5일 새벽, 서울 송파구 잠실7동 투표소 앞에서 1천400명 시위대의 대치 속에 선거 사무원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어제(4일) 오후 11시 기준, 약 1천400명에 달하는 보수 성향 시위대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우성아파트 경로당)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투표함 2개의 반출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며 개표를 거부하고 투표함 봉쇄를 이어가는 중이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투표소에 갇혔던 선거 사무원 A씨는 약 22시간 만인 어제(4일) 오후 8시 53분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시위대는 A씨가 이송될 당시 '몰래 표를 빼돌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가방 수색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투표소 앞 분위기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56·본명 전유관) 씨가 시위 자제를 당부하며 한때 '침묵 시위'로 전환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진보 성향 유튜버들의 앰프 송출이 시작되면서 소음이 커졌고, 112 신고가 33건 잇따라 접수되는 등 다시 혼란이 가중됐다.

이틀째 갇힌 잠실 투표함, 선관위 50% 용지 인쇄가 부른 '부정선거' 의혹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3일 6·3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투표용지 부족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가 본투표 투표용지를 선거인 수의 50%만 인쇄하고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이 지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소 인쇄 비율을 50%로 변경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에 약 2천명분의 투표용지가 부족했으며, 시위대는 이를 '부정선거'의 증거로 삼고 있다.

선거 역사상 전례 없는 투표함 물리적 봉쇄가 24시간 넘게 장기화되고, 선거 관리 인력의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투표용지 50% 인쇄라는 선관위의 결정이 '부정선거' 주장과 투표함 봉쇄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틀째 봉쇄된 투표함의 개표가 지연되면서 이번 6·3 지방선거의 공정성 논란과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초유의 사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불투명한 가운데, 향후 정치적, 사회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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