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채색화의 눈부신 역사를 오는 7월 5일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우향 박래현, 운보 김기창, 내고 박생광.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이 세 거장이 각자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일궈낸 한국 채색화의 정점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기획전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에서 조망한다. 전시는 단순히 그림을 넘어, 격동의 시대 속에서 한국 미술이 어떻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발전했는지 생생하게 증언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 기획전은 오는 7월 5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우향 박래현(1920∼1976), 운보 김기창(1913∼2001), 내고 박생광(1904∼1985)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세 거장의 회화 3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는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채색화가 이룬 조형적 성취를 조망하며, 이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화의 지평을 확장했음을 보여준다. 가나아트센터는 「현대 한국 채색화는 사실상 이 세 작가에 의해 시작되고 발전됐으며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근대 여성 화가 박래현은 일제강점기 일본 유학 이후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모색했다. 그는 서구 모더니즘을 수용하며 동양화 추상을 이끌었고, 1956년 대통령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명성을 쌓았다. 특히 1959년 작 '기도'에는 전쟁의 상흔과 삶의 고단함을 절대자에게서 구원받고자 했던 시대적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당시 불안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위로와 희망을 갈구하던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청각 장애를 극복하고 한국화 거장으로 성장한 운보 김기창은 해방 후 일본화적 요소를 버리고 격정적인 붓놀림과 추상 세계를 펼쳤다. 1980년 작 '농악'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농민들의 몸동작에서 청각적 신명을 시각적 쾌감으로 전환한 역작이다.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생생한 활력과 시각적 생명력을 폭발시키며 김기창만의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증명한다.
일본 유학 경험에도 불구하고 내고 박생광은 1970년대 후반부터 독자적인 강렬한 화풍을 확립했다. 그는 단청 안료와 오방색을 사용해 무속, 불교, 민속 등 한국적 소재를 강렬하게 재해석했다. 대표작 1981년 작 '무당'은 한국적 미의식을 세계에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85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 '르 살롱' 특별전 공식 포스터로 사용되며 파리 전역에 걸려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는 한국 현대 미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번 전시는 세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 현대 채색화의 시작과 발전, 그리고 최고점에 이르게 했음을 재조명한다.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며 고유한 미학을 확립해 온 한국 미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2026년 7월 5일까지 이어지는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은 오늘날 우리 미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사색을 제공하며 찬란했던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을 다시금 되새기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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