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손주 돌보다 무너지는 고령…월 200만원 미만 60% 육박

고진아 기자

「내가 피자 가게를 하다가 애들 때문에 하지 못하고 집에 들어앉아 있으니까……. 할아버지(남편)는 이미 정년퇴직했었는데 법인 택시를 몰기 시작했지.」 고령의 혈연 위탁부모 A씨의 자조 섞인 고백처럼, 손자녀를 대신 키우는 혈연 위탁가정 10곳 중 6곳 가까이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이 2026년 06월 06일,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의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손자녀까지 돌봐야 하는 혈연 위탁부모들이 저소득과 고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은퇴 후 생활 안정을 기대했던 A씨 부부처럼, 많은 고령의 위탁부모들이 생활 전선으로 다시 내몰리거나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이 최근 발간한 '가정위탁보호제도 개선을 위한 현장밀착형 연구: 혈연위탁을 중심으로'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을 수치로 명확히 보여줬다. 지난해(2025년) 전국 6개 가정위탁지원센터 산하 위탁부모 640명 중 혈연 위탁부모는 462명(72.2%)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0.9세로, 60~69세가 35.6%, 70세 이상이 22.7%를 차지해 전체의 절반 이상이 고령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평균 가구 소득 200만원 미만인 혈연 위탁부모는 57.6%에 달해 절반을 훌쩍 넘었으며, 200만~300만원은 20.8%, 300만~400만원은 8.4%에 그쳤다. 이는 저소득 위탁가정이 대다수임을 시사한다.

손주 돌보다 무너지는 고령…월 200만원 미만 60% 육박
[사진=연합뉴스]

현장 실무자들이 혈연 위탁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요청은 '경제적 지원 관련 상담'(53.8%)으로 과반을 넘었다. 이는 위탁부모들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임을 방증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아동 1명당 나이별로 월 34만원에서 월 56만원 이상의 양육보조금 지원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기준을 준수하는 시군은 전국적으로 단 1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초록우산은 기본적인 양육보조금 등이 지방이양사업으로 분류돼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하면서 지원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통일되고 안정적인 지원이 부재한 탓에 지역별 편차가 심화되는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행 지원 체계가 위탁 아동의 의식주 해결에는 일부 도움이 되지만, 자기 계발, 진로 탐색 등 장기적 자립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고령의 위탁부모들이 자신의 의료비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손자녀의 양육과 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다. 2026년 06월 06일 현재, 불안정한 지방이양사업에 의존하는 현행 가정위탁보호제도는 저소득·고령의 이중고를 겪는 혈연 위탁가정의 현실적 어려움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국가 지원을 확대하여 위탁부모와 위탁 아동 모두의 인간다운 삶과 건강한 성장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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