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71년 전 아버지의 희생…76세 딸 '가족사진'에 담다

고진아 기자

제71회 현충일 제주 추념식에서 71년 전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아버지에게 바치는 한 70대 딸의 편지가 참석자 600여명의 마음을 울리며, 세월을 초월한 헌신과 그리움을 되새기게 했다.

제주시 노형동 국립제주호국원에서는 이날 '그들의 바람, 오늘의 우리를 스치다'를 주제로 제71주년 현충일 추념식이 엄숙하게 거행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을 포함한 600여명의 각계 인사와 도민들이 참석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추념식의 가장 가슴 저미는 순간은 한국전쟁 도솔산지구 전투(1951년)에서 전사한 임동원 병장의 딸 임선영(76)씨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을 때였다. 임씨는 71년 전 미처 나누지 못한 가족과의 시간을 그리워하며, 아버지의 희생이 남긴 삶의 흔적을 담담히 전했다.

71년 전 아버지의 희생…76세 딸 '가족사진'에 담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편지를 통해 「아버지와는 끝내 남기지 못한 가족사진을 우리 집에 가족이 늘 때마다 한 장 한 장 찍었다」며, 「아버지가 청춘을 바쳐 완성해 준 수많은 가족사진이 오늘의 대한민국에 오래오래 남아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임 병장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의 평화로운 대한민국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행복을 가능하게 했음을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국가 안보와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제주도지사 표창도 수여됐다. 해병대 최초 '4대 해병 가문'을 잇는 김준영 해병이 국가 안보에 대한 헌신을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다. 또한 독립유공자 유족 김임숙씨와 6·25참전유공자 유족 방순경씨에게도 표창이 수여되며 유공자들의 희생과 그 유가족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표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추념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이 과거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 덕분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 지사는 단순히 이들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희생한 이들과 그 유가족의 삶까지 합당하게 예우하고 기억하겠다는 제주도의 의지를 밝혔다. 또한 보훈의 가치를 미래 세대와 함께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며, 선열들의 바람이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계속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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