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 1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범용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가격이 동반 급등하면서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00% 이상 폭증하며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인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171조 7,347억 원, 영업이익은 88조 3,029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무려 1,788% 급증한 수치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인 57조 2,328억 원과 비교해도 30조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실적 전망에는 반도체 사업의 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 DS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약 95%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증권가는 메모리 사업부에서 D램 약 60조 원에서 70조 원, 낸드플래시에서 약 20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범용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가 시장의 공급자 우위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2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0%와 7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AI 추론 시장의 확대로 인해 서버용 D램 등 범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이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이었다.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 구조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 시장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AI 가속기의 핵심이 될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전격 공급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발 수요 지속으로 인해 HBM의 수요와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의 수익성이 범용 제품을 상회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SK하이닉스 또한 매출 83조 4,135억 원, 영업이익 64조 3,19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지난 1분기 37조 6,10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한 분기 만에 27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종전 최고치인 1분기의 72%를 넘어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선점 효과가 실적 폭발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TSMC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56.5%에서 58.5%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증가도 실적 확대의 부수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다만 반도체 설계 및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 지속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메모리 편중 구조가 심화되면서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한 메모리 업황의 특성상 현재의 고성장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메모리 시장의 장기 호황을 예고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병목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라며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기준 반도체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공급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와 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캐파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서 메모리 공급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공정 전환과 시설 투자를 가속화하며 기술 격차 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AI 가속기 시장의 팽창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학습용에서 추론용으로 이동하는 AI 시장의 변화는 범용과 특수 메모리 모두에게 강력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확보한 수익성은 미래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한 재투자의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치와 시장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산업 생태계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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