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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벽에도 꺾이지 않는 서울 집값…강남권 '매물 잠김'에 하방 압력 실종

윤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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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새 12% 이상 급감하고 거래량이 30% 넘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핵심 지역의 견조한 수요가 하락 압력을 방어하는 가운데, 보유세 개편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현상 속에서도 집값은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하방 압력을 무력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 1,630건으로 집계되어 한 달 전의 7만 133건 대비 1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에 풀린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거나 잠기면서 공급 우위의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거래량 역시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며 시장의 관망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940건으로 직전 달의 8,503건과 비교해 30.1%나 급감했다. 전년 동월의 7,577건과 비교해도 21.6% 줄어든 수치로, 고금리 기조와 가격 저항감이 맞물리며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거래 위축에도 불구하고 가격 지표는 오히려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시장의 견고함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하며 오름세를 유지했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 152㎡가 지난 11일 85억 원에 계약되는 등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시장의 상방 압력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이른바 핵심 지역의 경우 매물 부족과 실거주 수요의 결합으로 인해 가격 하락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분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권과 한강벨트는 가격 조정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경우 매수자들의 가격 저항감이 완화되면서 거래가 회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격 급등 시 정부의 추가 규제가 뒤따를 수 있어 박스권 내에서의 등락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핵심지의 매물 잠김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들이 양도세 감면을 위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매도 대신 실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택은 시장에 유통되는 매물 수를 더욱 제약하여 거래량 회복 없이도 가격이 오르는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을 둘러싼 시장의 전망은 상승세 지속과 조정 가능성 사이에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외곽 지역은 공시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세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하며 현재의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세제 개편 등 규제 강화의 칼날을 비껴갈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는 대목이다.

그러나 금리 민감도가 높은 외곽 지역의 특성상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이 일시적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양지영 위원은 세제 개편이 가시화되면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한 매물이 출회되면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자산 가치 방어력이 약한 지역부터 시장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유세 강화 논의가 오히려 시장의 매물 잠김을 부추겨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강화가 매도 유인보다는 보유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보았다. 양도세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보유를 선택하게 되면 시장의 매물은 더욱 귀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는 기존 세입자를 밀어내고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는 현상을 유도하여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박 교수는 "규제 강화로 인해 거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면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어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매매 시장의 규제가 임대차 시장으로 전이되는 풍선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향후 서울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 해소 여부와 세제 개편의 구체적 방향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신규 1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10억에서 15억 원대 중저가 주택에 대한 매수세 유입은 서울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급 대책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매물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강세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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