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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북극항로 8천TEU 시대 연다... 해수부, 부산을 '라스트 앤 퍼스트 포트'로 육성

정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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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2030년 북극 정기 서비스 항로를 개설하고 2035년까지 8천TEU급 선박을 투입해 북극해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부산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잇는 3천TEU급 컨테이너선 시범 운항을 시작하며, 부산을 북극항로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글로벌 환적 허브로 탈바꿈시킨다는 전략이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오는 2030년 북극 정기 서비스 항로를 개설하고 2035년까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는 기후 변화로 열리는 북극 뱃길을 선점하여 기존 항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해운 물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부산항은 북극항로로 향하는 여정의 기점이자 종점인 '라스트 앤 퍼스트 포트(Last and First Port)'로서 세계적인 환적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당장 오는 8월에는 3천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왕복하는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시범 운항의 선사로는 부산을 거점으로 한 팬스타라인닷컴이 예비 선정되어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시범 운항을 지속하며 북극해 운항 데이터를 축적하고 경제성 분석을 정교화할 계획이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보다 운항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글로벌 물류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기존 항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대체 항로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경쟁국인 중국은 이미 지난해에만 29회에 걸쳐 북극항로를 운항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어 우리 정부의 대응도 긴박해졌다.

황 장관은 이번 시범 운항을 기점으로 북극항로의 대형화와 상업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엔 3천TEU급이지만 2035년을 넘어서면 8천TEU급까지 선박 규모를 높여볼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본격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시범 운항을 넘어 실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정기 노선으로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물류 체계는 진해신항, 가덕도신공항, 철도망이 연계된 '트라이포트(Tri-Port)' 구축을 통해 완성될 전망이다. 이러한 인프라 통합은 북극항로 활성화와 맞물려 물동량 증가와 기업 및 자본의 집적화를 이끄는 대한민국 신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 방향'을 발표하며 부산을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해양수산부는 정책 현장과의 밀착도를 높이고 해양수도 육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세종에서 부산으로 청사 이전을 완료했다. SK해운과 H라인에 이어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까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해양 산업 클러스터 구축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2028년에는 부산 해사국제상사법원이 문을 열어 해양 금융과 법률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가 조성될 예정이다.

정부는 해수부 본부뿐만 아니라 산하 6개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도 조속히 추진하여 정책 집행의 일관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황 장관은 "해양수도권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이 조속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최대한 빨리 부산으로 이전시킨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양 행정과 산업 현장을 일원화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행정 일각에서는 주요 업무 공간이 서울과 세종, 부산으로 삼분됨에 따라 행정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물리적 거리 증가로 인한 대면 보고의 어려움과 유관 부처와의 협의 지연이 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무원들의 주거 이전 문제와 업무 부담 가중은 조직 내부의 사기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비대면 보고 체계를 전면 도입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행정 비효율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협업 시스템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침으로써 분산 근무의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황 장관은 부산 이전 이후 현장 관계자들과의 접점이 늘어난 점을 강조하며 정책의 현장 수용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오는 12월 북극항로특별법이 본격 시행되면 지방정부와 타 부처 간의 연계 지원 방안은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 실행 계획'을 수립하여 부산을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의 협력 체계 구축도 향후 정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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