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끄는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수장들을 잇달아 만나 차세대 게임 기술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이번 연쇄 회동은 단순한 그래픽 기술 지원을 넘어 '피지컬 AI'와 하드웨어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술 동맹 성격을 띠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젠슨 황 CEO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및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만나 게임 개발 공정에서의 AI 도입과 물리적 환경을 학습하는 피지컬 A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세계적인 그래픽 처리장치(GPU) 선점 기업인 엔비디아가 한국의 대표 게임사들과 손을 잡은 것은 콘텐츠 경쟁력과 고성능 하드웨어 인프라를 결합해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양측은 가상 세계의 물리 법칙을 현실처럼 구현하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게임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로보틱스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진행된 엔씨소프트 경영진과의 만남에서는 차기작 '아이온2'의 기술적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 혁신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황 CEO는 김택진 대표를 비롯해 배재헌 부사장, 이성구 수석부사장과 함께 현장의 게임 팬들을 만나며 엔비디아의 딥러닝 슈퍼 샘플링(DLSS) 프레임 생성 기술이 적용된 아이온2의 구동 환경을 직접 점검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팬들에게 아이온2에 대한 기대감을 물으며 현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엔비디아 지포스 기술과 한국 e스포츠의 동반 성장사를 강조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엔씨소프트의 AI 기술 자회사인 NC AI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의 기술 접점을 게임을 넘어 로봇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NC AI는 오는 8일 엔비디아가 국내 로봇·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구체적인 기술 교류와 협력 모델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AI 역량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 지능으로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의 회동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게임 생태계 구축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측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PC 플랫폼인 'RTX 스파크'를 기반으로 한 개발 환경 고도화와 실제 물리 법칙을 반영하는 피지컬 AI 개발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의장과 황 CEO는 PC방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만나 한국 게임 시장의 특수성과 기술적 요구 사항을 공유하며 향후 긴밀한 파트너십을 약속했다.
황 CEO는 현장에서 자신의 서명이 담긴 차세대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을 팬에게 직접 증정하며 기술 리더십과 브랜드 충성도를 동시에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엔비디아 지포스와 한국 e스포츠는 함께 성장해 왔다"며 한국 시장이 지닌 전략적 가치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이러한 현장 스킨십은 엔비디아가 한국 시장을 단순한 소비처가 아닌 기술 혁신의 전초기지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회동이 한국 게임사들이 단순한 콘텐츠 공급자를 넘어 AI 기술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장악력과 한국의 게임 개발 역량이 결합될 경우 AI 기반의 가상 세계 구축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 우위를 점한 글로벌 플랫폼사와 강력한 IP를 보유한 개발사 간의 결합은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과의 기술 밀착이 하드웨어 종속성을 심화시키거나 중소 개발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독점적인 플랫폼 환경 구축이 시장 전체의 개방성을 저해하고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단가 상승에 따른 이용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이러한 독과점적 기술 동맹이 시장 질서에 미칠 부작용에 대한 감시도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들은 AI PC 시대를 대비한 전용 타이틀 개발과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젠슨 황 CEO가 방한 첫 일정으로 T1 선수단을 만난 데 이어 주요 게임사 수장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것은 한국을 글로벌 AI 및 게임 기술의 허브로 인정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이번 논의가 실제 제품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지며 한국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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