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합수본 출범... 선관위 직무유기 고의성 입증이 관건

이겨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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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전격 지시했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직무유기 혐의를 정조준하며 참정권 침해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예고했다. 이번 수사는 유권자의 투표권을 제한한 행정적 과실을 넘어 의도적인 투표 방해 행위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하여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즉각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 사안을 엄정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수사 착수를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선거 행정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초유의 사태에 대해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미 시민단체들로부터 선관위 간부들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기초 수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오는 8일 오전 9시 30분경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측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다. 합수본이 구성되면 기존 경찰 수사 인력과 검찰의 선거 전문 인력이 결합하여 수사 효율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대검과 경찰청은 합수본의 사무실 장소와 파견 인력 규모를 확정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하며 수사 범위를 조율하고 있다. 선거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찰이 전반적인 수사 방향을 주도하되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이 없는 사안은 경찰이 전담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방지하고 참정권 행사 방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법조계는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선 고의적인 투표 방해 의도가 입증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어야 직무유기 혐의 처벌이 가능하다. 반면 수사 결과가 단순한 수요 예측 실패나 무능으로 인한 결과로 판명될 경우 형사 처벌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고의적인 투표 방해 행위라면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히 직무 태만이라면 형사 처벌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관위가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투표용지 출력 비율을 결정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팀은 선관위 내부의 결재 라인과 회의록 등을 정밀 분석하여 의사결정의 적절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수본 구성이 선거관리위원회 수사 과정에서 독립성을 침해하거나 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선거 행정의 미숙함이 곧바로 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이 훼손된 사안인 만큼 국가 기관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진상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폐기 사건 당시에도 정치권의 의혹 제기로 특검이 출범하여 수사를 진행했으나 고의성 미입증으로 무혐의 처분된 사례가 존재한다. 당시 수사팀은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와 제도 개선만을 요청하며 사건을 종결지은 바 있다. 이번 사태 역시 고의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 합수본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직무상 과실을 적시하고 담당 기관에 징계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선관위 공무원들의 과실이 명백히 드러날 경우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실제 법원은 과거 공무원의 과실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한 차례당 2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전례가 있다. 이번 사태로 참정권을 침해받은 유권자들의 집단 소송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결과는 향후 선거 관리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과 검찰 보완수사권 논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합수부 체제가 연이어 가동되면서 검경 협력 모델에 대한 실효성 검증도 동시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수사팀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기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태훈 대전고검장 본부장의 합수본 사례처럼 이번 수사 역시 본부장 선임과 조직 구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이 제한된 상황에서 합수본이 어떤 법리적 돌파구를 마련할지도 주목된다. 선관위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조직 내부의 해이해진 기강을 다잡고 선거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되었다.

국민적 의혹을 엄정히 규명하겠다는 검찰의 발표대로 이번 수사는 선거 사상 유례없는 투표지 부족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과정에서 드러날 행정적 결함과 법적 책임 소재는 향후 대한민국 선거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오직 팩트와 법리에 근거한 수사 결과를 도출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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