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재활용 강국 한국의 역설,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일본 압도… 플라스틱 폐기물은 2배 달해

이겨례 기자

한국의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일본을 앞지른 가운데, 양국 간 폐기물 처리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70%가 넘는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일본의 2배 수준인 1,563만 7,000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양국 폐기물 현황 자료집을 발간했다.

한국의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일본을 추월하며 자원순환 정책의 효율성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재활용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으나 전체 플라스틱 발생량은 일본의 2배를 상회한다. 양국의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은 인구 구조와 국토 특성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지난 10년간 전반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4년 0.95㎏ 수준이었던 배출량은 2022년 1.20㎏까지 치솟았으며, 2023년 들어서야 1.17㎏으로 소폭 반등을 멈췄다. 이는 경제 활동의 변화와 소비 패턴의 서구화가 폐기물 발생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동안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2014년 한국과 동일한 0.95㎏을 기록했던 일본의 1인당 배출량은 2023년 0.85㎏까지 줄어들었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철저한 분리배출 및 감량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발생량 측면에서는 인구가 많은 일본이 한국보다 약 1.7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2,240만t이었으며, 일본은 3,900만t으로 집계되었다. 양국 모두 도시화가 진전된 국가로서 대규모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나 그 방향성은 상이하다.

한국은 생활폐기물의 70.8%를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중심의 처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체 2,240만t 중 1,590만t이 재활용 과정을 거치며, 소각 처리 비중은 24.8%인 560만t에 머물고 있다. 매립되는 폐기물은 240만t으로 전체의 10.7% 수준을 유지하며 매립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재활용보다는 소각을 통한 부피 감소와 위생적 처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본의 재활용률은 19.6%인 760만t에 불과하며, 소각 처리량은 3,020만t으로 전체의 77.6%에 달한다. 특히 일본은 소각 후 남은 잔재물을 재활용하는 비중이 직접 재활용하는 물량보다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이 소각 위주의 정책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산지가 많고 평지가 부족한 국토의 지리적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는 쓰레기를 땅에 직접 묻는 직매립을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소각 처리를 원칙으로 세웠다. 도쿄도의 경우 23개 자치구 중 22곳이 자체 소각 시설을 보유할 만큼 소각 중심의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다.

소각 시설의 규모와 운영 주체에서도 양국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은 2023년 기준 404개의 소각 시설을 운영 중이며 하루 평균 2만 5,293t의 쓰레기를 처리한다. 시설 수 기준으로는 민간 시설이 56%로 절반을 넘지만, 실제 처리량은 공공 소각 시설이 하루 1만 3,391t으로 민간을 앞선다.

일본은 1970년대 2,000개가 넘던 소각 시설을 인구 감소와 효율화에 맞춰 2023년 기준 1,321개로 통폐합했다. 일본의 소각 시설은 76%가 공공 주도로 운영되며 민간 시설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전체 처리 용량은 하루 27만 5,999t에 달해 한국보다 압도적인 소각 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폐기물의 구성 성분인 성상 분석 결과에서도 양국의 소비 문화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국은 가연성 폐기물 중 플라스틱이 238만 5,000t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종이와 음식물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일본은 종이가 1,447만 4,000t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물과 초목류가 플라스틱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산업폐기물을 포함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한국이 일본을 크게 앞지르며 심각성을 더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총량은 1,563만 7,000t으로 일본의 769만t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는 한국의 플라스틱 소비 억제 정책이 실질적인 발생량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수치상의 재활용률에 매몰되기보다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높은 재활용률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폐기물 발생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통계적 성과 뒤에 가려진 플라스틱 과다 소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소각 위주 정책이 탄소 중립 시대에 역행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환경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은 소각열을 이용한 에너지 회수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양국의 폐기물 데이터 갱신 주기를 정례화하고 비교 대상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폐기물 처리 현황의 투명한 공개와 비교 분석은 각국의 자원순환 정책을 고도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자료집은 환경정보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어 정책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향후 양국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폐기물 처리 시설의 적정 규모 산정과 고도화된 재활용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플라스틱 배출량 2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생산 단계부터의 규제 강화를 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양국의 정책 공조와 기술 교류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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