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이 이틀째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증시 폭락 소식의 영향 탓인지 한국 증시도 끝을 모르고 추락하며 패닉 상태에 빠졌다. 모든 지표들이 최악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넋을 놓고 폭락하는 증시를 바라보고 있다.
9일 이틀 연속 코스피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가운데 지수가 1800선이 무너진데 이어 170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에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환율은 급등해 1090선까지 올라왔고, 채권 가격 역시 코스피 급락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1700대 무너져… 외국인 팔고, 개인·기관 사고
코스피지수가 하락폭을 7%대로 확대하며 1700선이 무너졌다. 1,700선이 깨진 것은 지난해 7월8일(종가 기준 1,698.64) 이후 13개월만이다.
코스피는 이날 61.57포인트(3.29%) 내린 1807.88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2분여 만에 18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낙폭이 더욱 확대, 오전 한때 1742.98까지 밀렸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날보다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하자 오전 9시19분에 ’사이드카’를 발동,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했다. 사이드카 발동은 역대 45번째이며, 올해는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코스피는 오전 1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184.43포인트(9.87%) 내린 1,685.02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1,684.68까지 내려갔다. 장중 낙폭은 184.77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직전 최대 낙폭은 전날의 143.75포인트였다.
외국인이 5천627억원 순매도중이며 개인과 기관이 3천149억원, 2천520억원 순매수중이다.
증시에서 총 800개의 종목이 52주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35개 종목이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모든 업종이 하락 중인 가운데 특히 증권과 금융업종의 낙폭이 크다. 금융 대형주인 신한지주와 KB금융은 10% 넘게 내리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대 종목도 모두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70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오전 11시23분 현재 전날보다 56.17포인트 하락한 406.52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6.99P(3.67%) 내린 445.70에 개장해 장중 7% 이상 급락했다. 오전 9시23분에는 스타지수선물과 스타지수선물스프레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일본 닛케이지수, 대만 가권지수와 호주·뉴질랜드 증시도 10시 현재 4%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환율 1090원대로… ‘국가 부도 위험’ 지표도 작년 6월 이후 최대치
환율의 상승세 역시 심상치 않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급등한 1090.00원으로 개장해 전날보다 13.30원 급등한 1,095.8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이 장중 1090원대 올라선 것은 지난 6월1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가 급락세를 이어가자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채선물 가격은 17틱 상승해 출발한 뒤 급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13분 현재 14틱 오른 103.96에 거래중이다. 외국인은 79계약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525계약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 1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가 날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한국의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들게 됐다는 의미다.
9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135bp(1bp=0.01%)로 작년 6월11일 137b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이달 1일 101, 2일 106, 3일 107, 4일 112, 5일 117 등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8일에는 하루 만에 18b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