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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도 ‘관세 18% 인하·러시아산 원유 중단’ 합의

장선희 기자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50%에서 18%로 대폭 인하하는 대신,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통화 직후 SNS를 통해 이 같은 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산 원유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 가능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데 동의했다.

▲ ‘보복 관세’ 철회…대인도 추가 관세도 폐지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부과했던 25%의 징벌적 관세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25%의 ‘상호 관세’ 위에 추가로 부과됐던 조치다.

다만 관세 인하 적용 시점,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기한, 인도의 구체적인 시장 개방 범위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현재까지 대통령 포고문이나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 공지를 내지 않은 상태다.

▲ 인도 기업 주가 급등…글로벌 증시에도 호재

무역 합의 소식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도 주요 기업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IT 컨설팅 업체 인포시스는 4.3% 상승 마감했고, 위프로는 6.8%, HDFC은행은 4.4% 올랐다.

인도 증시 전반을 추종하는 iShares MSCI 인도 ETF도 3% 상승했다.

이번 발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에 대한 긍정적 투자심리와 맞물리며, 미 주요 증시 지수를 상승세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수출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미국산 대규모 구매” 약속한 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산 제품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구매하겠다”라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가 향후 5,000억 달러(약 724조9000억원) 이상의 미국산 에너지(석탄 포함)를 비롯해 기술, 농산물, 각종 제조품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는 미국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아시아 평균 관세 수준으로 복귀…루피화 부담 완화 기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인도의 관세 수준을 일본·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과 유사한 15~19% 범위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마다비 아로라 엠케이글로벌(Emkay Global)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인도 수출과 루피화에 가해지던 과도한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인도 증시는 2025년 신흥국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고, 외국인 투자자 자금도 대규모로 이탈한 바 있다.

▲ 미 기업·소상공인 단체 반응 엇갈려

미국 재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 상공회의소는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포괄적 무역 협정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수전 클라크 상공회의소 회장은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800여 개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단체 ‘위 페이 더 타리프스(We Pay the Tariffs)’는 이번 합의를 “2024년 대비 미국 기업에 대한 사실상 600% 세금 인상”이라며 비판했다.

이 단체는 과거 2~3% 수준이던 인도산 수입 관세가 18%로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 모디 총리 “14억 인도 국민을 대신해 감사”

모디 총리는 SNS를 통해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8%로 낮아진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14억 인도 국민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도 이번 합의가 “미국과 인도 경제를 더욱 긴밀히 연결하고, 기술 이전과 산업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모디총리
[AFP/연합뉴스 제공]

▲ 러시아산 원유 대체…베네수엘라·미국산 부상

이번 합의는 인도의 에너지 수입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인도는 원유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원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저렴한 가격 덕분에 수입 비중이 크게 늘었다.

다만 최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1월 하루 120만 배럴에서 2월 100만 배럴, 3월에는 8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그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크다.

▲ 글로벌 통상 지형 변화…미 대법원 판결도 변수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두고 주요 교역국들과 서둘러 무역 프레임워크를 체결하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행정부는 설령 대법원이 상호 관세를 제한하더라도,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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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도 ‘관세 18% 인하·러시아산 원유 중단’ 합의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