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한국 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워싱턴 DC에서의 로비 활동과 맞물리며 관련 사안이 미국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반면, 일부 미 의원들은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사안이 한미 통상 협의 과정에서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 쿠팡의 ‘미국 기업’ 강조…의회 회의에서 관련 질의 이어져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낯선 기업인 쿠팡은 최근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최근 2년간 최소 550만 달러를 로비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 열린 비공개 의회 회의에서 일부 미 의원들은 여한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 배경을 묻는 등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돈 바이어(Don Beyer) 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 ‘트럼프 진영 인사’와의 연결고리 부각…이사회 참여 이력도
쿠팡을 둘러싼 워싱턴 내 관심은 회사의 로비 활동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주변 인사들과의 연결고리가 거론되면서 확대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Kevin Warsh)는 2019년부터 쿠팡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JD 밴스 부통령은 한국 정부의 조치를 “미국 기술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평가는 정치적 발언으로, 한국 정부의 법 집행 취지와는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의 경우 쿠팡 초기 투자자와의 관계가 거론되며, 쿠팡이 워싱턴에서 폭넓은 인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국 정부 “개인정보 유출 대응”…통상과 별개 사안 강조
한국 정부는 이번 조사가 무역 갈등과는 무관한 개인정보 보호 차원의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한구 본부장은 미 의원들에게 한국 인구의 약 65%에 달하는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조사에 착수한 배경을 설명하며, 대응이 필요했다는 취지로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쿠팡 이슈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별개의 법적 사안이며, 다른 한미 통상 이슈와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소환장’ 발부로 이슈 확대…통상 협의 국면의 변수로
그럼에도 미국 정치권의 문제 제기는 절차적으로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 한국 법인의 임시 CEO 해럴드 로저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소환장에 기재된 표현대로 “미국 기업에 대한 ‘표적 공격’” 여부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및 일부 품목에 대해 25% 관세 가능성을 언급한 시점과 겹치면서, 업계에서는 쿠팡 관련 사안이 향후 한미 협의에서 통상 갈등의 변수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의 쿠팡 및 기타 미국 기업에 대한 대우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관세 조정 여부는 별도의 장기 통상 현안과 연결된 사안이라는 취지로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 시장 기반’과 ‘미국 내 메시지’ 병행…정체성 전략 주목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팡이 한국에서는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워싱턴에서는 “미국 생산자의 수출을 돕는 플랫폼”이라는 메시지를 강화하는 이중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인프라와 수익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워싱턴 캐피털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니폼·광고 등에서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며 미국 내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 데이터 유출 규모 해석 엇갈려…‘피해 범위’ 둘러싼 쟁점
사건의 핵심인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도 한국 정부와 쿠팡 간에 시각차가 있다.
쿠팡은 한국 정부 조사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실제 피해 범위가 과장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있다.
미국계 주요 투자자 2곳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유출 관련 계정은 3,370만 개로 언급되지만, 해커가 개인 기기에 내려받은 정보는 약 3,000개 수준이며 광범위한 재유포는 없었다는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 당국은 유출 건수를 기준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침해로 보고, 다수 기관이 참여하는 조사와 압수수색, 경영진에 대한 형사 조치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이를 “미국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과잉 규제”로 주장하고, 한국 정부는 “국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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