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내 금융시장이 중동 전면전 가능성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2.76% 급락하며 5761.40으로 내려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과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1505원을 돌파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동 전면전 우려에 코스피 5700선 위태... 외인·기관 투매 양상
19일 서울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공포 섞인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충격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3.63포인트(2.76%) 내린 5761.40으로 출발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5800선을 단숨에 내주었다. 코스닥 역시 2% 넘게 하락한 1139.12로 개장하며 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 오프(Risk-off,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급락세는 간밤 뉴욕 증시의 하락과 더불어 이스라엘-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에너지 시설 타격이라는 극단적인 국면으로 치달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확인 결과, 외국인과 기관은 장 초반부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중심으로 거센 매도세를 퍼붓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수출 기업들의 원가 부담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 열풍으로 지수를 견인했던 종목들이 차익 실현 물량과 겹치며 하락폭을 키우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시설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
금융시장을 강타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습에 있다. 이스라엘 군이 이란의 최대 가스 플랜트와 석유 시설을 정밀 타격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를 역사상 유례없는 공급 차질로 규정했으며,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량이 평시 대비 90% 급감했다는 소식은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직격탄이 되었다.
또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알리 라리자니 암살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며 "범죄적 살인자들이 곧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선언한 점도 공포를 키웠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미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현실화되면서, 시장은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선 '5차 중동전쟁'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은 해운 운임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안전자산 쏠림
외환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크게 오른 150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나 초유의 경제 비상사태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치로,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우려와 글로벌 자금이 달러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실 확인 결과,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헥세스가 이란 지도부의 부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보안 확보를 촉구하는 등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진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에너지 집약적 산업인 철강, 화학, 운송 업종은 주가 하락과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에너지 안보 위기와 증시 추세 전환 가능성
전망은 밝지 않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다만 대안 에너지로 꼽히는 원전 관련 종목들이 유가 급등 국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며 대우건설 등 일부 종목이 급등하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코스피·코스닥의 동반 급락은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달려 있다. 휴전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란의 추가 보복 규모와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에 따라 증시는 추가 하락하거나 바닥을 다지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극심한 현재 시점에서 무리한 저가 매수보다는 환율과 유가 추이를 지켜보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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