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만족이 소비를 이끄는 '필코노미' 시대, 불안정한 예체능인의 삶을 지탱할 공제 제도가 새로운 문화 경제의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인과 체육인의 복지 강화가 과연 감성 소비를 자극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필코노미' 시대, 감성이 경제를 움직이다
2026년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필코노미(Feelconomy)'다. 이는 '감정(Fee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필요성이나 가격보다 '기분'과 '감정적 만족'을 우선시하여 구매를 결정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 제시된 이 개념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분을 회복하거나 더 나은 감정을 얻기 위한 지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기업들은 기능 중심 전략에서 감정 경험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진정성과 감정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역설적인 분석도 나온다.
▲ 불안정한 예체능인의 삶, '공제'로 해법 찾나
예술인과 체육인은 고정적인 수입 없이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소득이 불안정하고,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웠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예술인 복지법'과 '체육인 복지법'을 제정하여 복지 기반을 마련해왔다. 2012년 11월 18일 시행된 예술인 복지법은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고 창작 활동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KAWF)은 예술활동증명, 산재보험 및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예술활동준비금,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며 예술인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예술활동증명 누적 완료자는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26년에는 산재보험료 전액 지원 등 사회안전망 중심의 복지 강화를 추진한다.
특히, 예술인들의 자립형 복지 체계 구축을 위한 '예술인 공제회' 설립 논의가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3월, 예술인 공제회 설립 및 운영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예술인 퇴직급여, 재해보상 보장, 저축공제,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을 주요 공제사업으로 제안했다. 예술인 공제회는 2025년까지 법·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2026년 운영 시스템 구축과 시범 프로그램 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편, 2022년 8월 11일 시행된 체육인 복지법은 체육인 공제·장학사업, 원로 체육인 지원 등 체육인 전체의 복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체육인 공제회'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으며, 체육인 복지사업 중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23년부터 2025년 12월까지 체육인 복지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어 공제사업 개발 연구용역을 마쳤으나, 2024년 10월 기준으로 구체적인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다. 2026년 4월 2일 현재, 체육인 복지법 제9조에 따라 국가대표 활동 체육인에게 상해보험 지원 등 복지후생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 '예체능 공제', 필코노미의 새로운 동력 될까?
예체능 공제 제도의 강화는 단순히 복지 차원을 넘어 필코노미를 깨울 잠재력을 지닌다. 예술인과 체육인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과 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면, 이는 곧 더욱 풍부하고 질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스포츠 경험으로 이어진다. 불안정한 생계 걱정 없이 오롯이 예술혼을 불태우고 기량을 갈고닦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작품과 퍼포먼스는 대중에게 깊은 감동과 만족감을 선사하며 필코노미의 핵심인 '감정적 소비'를 촉진할 것이다.
또한, 2026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만 9세 미만)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에 대해 연간 300만 원 한도 내에서 15%의 교육비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변화는 예체능 교육의 공공적 가치를 인정하고 미래의 문화예술 및 스포츠 인재 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필코노미를 이끌어갈 감성적 소비 주체이자 창작 주체를 육성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예체능 공제를 통해 창작자와 활동가들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그들의 노력이 양질의 콘텐츠로 발현되어 대중의 감성적 만족을 충족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필코노미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예체능 공제는 예술인과 체육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창작 의욕을 고취하여, 궁극적으로는 대중에게 더 큰 감성적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필코노미를 깨우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체육인 공제회처럼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예술인 공제회는 물론 전반적인 예체능 복지 제도의 실효성 있는 운영과 지속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물론,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통해 예체능 공제가 한국 사회의 필코노미를 견인하는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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