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때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고유한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력 지능'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예체능 분야는 AI 시대에 인간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회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 스포츠, AI로 한계를 넘어서다
스포츠 분야에서 AI는 선수 훈련, 경기력 분석, 부상 예방, 심지어 팬 경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혁신을 이끌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분석하여 인간 분석가가 놓칠 수 있는 패턴을 파악하며, 이는 선수 선발, 경기력 평가, 계약 관리 등 스포츠 산업 전반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AI 기반 코칭 시스템은 학습자의 신체 움직임을 0.1초 단위로 정밀하게 분석하여 손가락 관절 21개 포인트를 추적하고, 타건 정확도, 손등 높이, 손목 꺾임 정도 등을 데이터화해 즉각적인 자세 교정을 돕는다. 이러한 기술은 과거 인간 강사가 구두로 교정하던 영역을 수치화된 지표로 제시하며 학습의 질을 높인다.
또한, AI는 경기 운영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도입되어 AI가 선수와 공의 위치를 분석하고 오프사이드 여부를 즉시 판단함으로써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판정을 제공하였다. 선수 부상 예방에도 AI의 역할이 크다. 리버풀FC는 AI 기반 분석 프로그램인 'Zone7'을 도입하여 훈련 방법을 조정하고 최적의 휴식 시간을 제안함으로써 선수 부상을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AI는 스포츠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극대화하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경기력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
▲ 예술, AI와 공존하며 창의성을 확장하다
예술 분야에서 AI는 창작의 도구이자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는 음악 작곡, 이미지 생성,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때로는 인간 창작자와 견줄 만한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OpenAI의 DALL-E나 Midjourney 같은 이미지 생성 기술은 디지털 아트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AI 화가 'Ai-Da'는 시야에 들어온 장면을 해석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자율적인 창작이 가능하다. AI 예술 시장은 2024년 3억 2천만 달러에서 2033년까지 404억 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AI 생성 작품이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AI 예술은 '창작인가 모방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함께 저작권 및 윤리적 딜레마를 야기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추출하고 조합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므로, 인간 고유의 감정, 경험, 사유가 담긴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실제로 2026년 1월, 한국음반산업협회를 비롯한 16개 문화 콘텐츠 창작 단체는 정부의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 중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물 활용' 조항에 대해 '선(先)사용 후(後)보상' 방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예술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AI를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창작자의 역량을 확장시키는 협력 파트너로 바라본다면, 인간의 감성과 통찰을 더한 혼합형 창작을 통해 기존에 없던 예술 형식을 탐색할 수 있다. KAIST 박주용 교수는 진정한 창의성은 데이터가 아닌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며, AI 시대에는 인간의 경험을 AI에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 예체능 교육에 답 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 공감 능력, 창의력, 협업 능력 등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예체능 교육은 이러한 인간 고유의 역량을 함양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음악, 미술, 체육 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며, 팀워크와 리더십을 배우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2015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한 학생의 80% 이상이 학교 적응력 및 교우 관계 개선 등 긍정적인 인성 변화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교육 당국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중·고교에 AI 디지털 교과서(AIDT)를 전격 도입하여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2026년에 도입된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 및 예술동아리를 통해 '1인 1예술·스포츠'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I 시대에 맞춰 '문화 인공지능 정책과'를 한시 조직 형태로 운영하며 콘텐츠 제작 방식, 산업 지원 체계, 저작권 정책 등 문화정책 전반을 AI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는 예체능 분야에 위기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AI는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며 인간의 역할을 보조하거나 확장한다. 따라서 예체능 분야의 경쟁력은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인간만이 지닌 감성, 창의성,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서 비롯될 것이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개인은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체능 교육을 통해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교육기관은 AI 시대에 맞는 예체능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AI와 인간의 협업을 장려하는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와 같은 윤리적, 법적 쟁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은 건강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AI 시대의 예체능은 단순한 취미나 특기가 아닌,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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