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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안전'의 역설: 세금 폭탄 피할 비밀은?

재경 마켓부 기자
부동산 공시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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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며 시장에 '안전' 신호를 보냈지만, 실제 부동산 시장의 심리는 복잡한 파고를 겪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안정된 듯 보이는 공시가격 뒤편에서 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주택 소유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표방한 공시가, 실제 세 부담은 왜 늘었나?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가지가 넘는 행정 지표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수치입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실제 집값과 공시가격 간의 괴리를 줄여 조세 형평성을 높이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급등한 집값으로 인한 국민의 세 부담을 고려하여,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연속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로 동결했습니다. 현실화율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반영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비율을 묶어둠으로써 세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화율이 동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시세 자체가 크게 오르면서 공시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했습니다.

그 결과,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변 인접 지역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곳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일례로 2026년 서울의 공동주택 중 공시가격 12억 원을 초과하여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 수는 지난해보다 48% 급증한 41만 4896가구에 달했습니다. 이는 서울 아파트 7가구 중 1가구꼴로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되었다는 의미로, 과거 부유세로 불리던 종부세가 사실상 서울 중산층의 보편세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실화 로드맵' 재시동, 시장에 미칠 파장은?

정부는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 5개년 로드맵'을 재정비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2026년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 새로운 로드맵에는 현재 69% 수준인 현실화율을 90% 목표치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또 다른 세금 조정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져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로, 법 개정 없이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어 정책 조정이 비교적 용이합니다. 과거 80% 수준이었던 이 비율이 문재인 정부 시절 95%까지 올랐다가 현 정부에서 60%로 낮아진 바 있는데, 다시 80% 수준으로 상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세제와 금융 정책에 대해 "엄정하고 촘촘하게, 0.1%의 물 샐 틈도 없이 모든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초고가 주택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모두 상향 조정될 경우 보유세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기조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여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매수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또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임차인에게 전가되어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부동산 심리, '규제 회피'와 '양극화'로 재편되나?

공시가격 정책 변화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1일 기준으로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6% 상승했지만, 서울, 특히 강남 3구와 한강변 주요 지역은 20%대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방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이는 넓지 않은 대한민국 내에서 공간에 따른 자산 격차가 이미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강력한 규제와 세 부담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일부 자산가들은 공시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실거주 의무가 없는 재개발 빌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만들어낸 기형적인 '풍선효과'로, 규제의 틈을 찾아 부를 축적하려는 자본가들의 영리한 회피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규제에 묶인 아파트와 규제를 피한 비아파트로 재편되며,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은 외곽으로 밀려나고 정보를 선점한 이들은 부의 요새를 구축하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안전 공시가'라는 정부의 기조는 현실화율 동결을 통해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으려는 시도였으나, 시장 시세 상승으로 인해 실제 세 부담은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향후 발표될 새로운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주택 소유자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자신의 자산 가치와 세금 부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는 신중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특히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 그리고 임차인들은 정책 변화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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