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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슬림화, 근본이즘이 왜 해법이 될까?

재경 마켓부 기자
근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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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고령화, 그리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경직된 임금 체계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금 슬림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으며, 그 해법으로 '근본이즘'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 본 기사는 근본이즘의 철학을 바탕으로 임금 슬림화의 필요성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 '근본이즘', 본질로 돌아가는 임금 개편의 철학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는 '근본이즘(Returning to the Fundamentals)'이라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장과 디지털 과부하, 사회적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이 본질과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단순한 복고(Retro) 취향을 넘어, "진짜 가치란 무엇인가?"를 재정의하려는 사회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패션에서는 로고보다 옷의 질감과 재봉선 같은 본질적 완성도가 주목받고, 식품 산업에서는 원재료의 순수함과 로컬푸드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근본이즘의 철학은 임금 체계 개편에도 적용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임금 체계는 연공서열(호봉급) 중심이 지배적이다. 이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구조로,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근로자의 장기근속과 숙련도를 높이는 긍정적 기능이 있었으나, 현재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하고 청년층의 신규 채용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근본이즘적 관점에서 임금 슬림화는 복잡하고 경직된 연공급 체계를 벗어나, 직무의 가치와 개인의 성과라는 '본질적인 기여'에 따라 보상하는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을 중시하는 직무급제 및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제 도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 왜 '임금 슬림화'가 필요한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과제

임금 슬림화는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첫째, 급격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하고 노동력 부족을 심화시킨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되면서, 기업은 고령 근로자의 계속 고용을 위한 임금 체계 개편이 의무화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의 고용을 보장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 신규 고용을 창출하려는 취지로 도입되었으나, 실제로는 비정규직 채용 증가로 이어지는 등 복합적인 효과를 보였다.

둘째, 한국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경직성과 이중 구조는 임금 슬림화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거나 막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6년 3월 3일 KBS 다큐멘터리 '더 보다'에 따르면, 공식 실업률 3.4%의 7배를 웃도는 '청년 노동 그림자 지수 25.5%', 즉 사실상 실업 상태인 청년이 265만 명에 달한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이는 이후 취업 시 실질 임금 감소와 상용직 근무 확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실업률을 낮추며 고용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근본이즘' 기반 임금 슬림화, 성공을 위한 현실적 해법

'근본이즘'에 기반한 임금 슬림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첫째, 직무급 및 성과급 중심의 임금 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직무·성과 중심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직무급제는 직무의 난이도, 책임도, 조직 기여도 등 직무 가치를 평가하여 동일 직무에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공정성을 높이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성과급은 개인 또는 부서의 업무 성과에 따라 연봉 일부를 차등 지급하여 동기 부여와 생산성 향상을 유도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기업은 이미 직무급과 성과급을 결합한 형태를 도입하고 있으며, 정부도 공공기관의 직무급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둘째,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된 정년 60세 연장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장려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보장형, 정년 연장형, 재고용형 등으로 분류되며,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에 임금을 점진적으로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는 고령 인력의 숙련도를 계속 활용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임금 체계 개편 과정에서 노사 간의 신뢰 구축과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임금 체계 개편은 노사 자율의 영역으로 법·제도적으로 강제하기 어려우며, 노사 간 인식 차이가 커 실제 개편 정도는 저조한 상황이다. 노동계는 고용 유연성 확대를 전제로 한 논의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경영계는 비용 분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고용 유연성 확보와 사회 안전망 강화를 맞교환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을 제안하며 사회적 타협을 강조했다. 정부는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TF를 출범시켜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임금 체계 개편 시 인건비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근본이즘'의 관점에서 임금 슬림화는 단순히 임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본질적 가치와 기여에 합당한 보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핵심 전략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위한 임금피크제를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사정 간의 끊임없는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임금 체계 개편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실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여 모든 세대가 상생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근로자는 변화에 대한 유연한 자세로 직무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될 때, 임금 슬림화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강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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