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김주애의 신형 전차 조종 등 군사 분야에 집중된 공개 활동은 여성 후계자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고 후계 서사 구축을 가속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원은 이 같은 판단이 단순 정황이 아닌 신빙성 있는 첩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주애 군사 행보와 후계 서사 가속
북한은 지난 3월 19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신형 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4월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이 장면이 후계자 시절 김 위원장을 오마주한 형태로, 김주애의 군사적 비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보고했다. 이는 '준비된 미래 지도자'라는 시각을 통해 여성 후계자에 대한 의구심을 희석하고, 후계 서사 구축을 가속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의 김주애에 대한 평가는 과거 '지도자'에서 '여성 후계자'로 표현이 구체화되었으며, '후계자 준비 과정'이 아닌 '후계자로서 위상 확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가 전했다.
▲ 김여정 권력 위상 변화 및 내부 인사 동향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정보위에서 김주애의 후계자 지위에 대한 질문에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답했으며,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의 권력 위상에 대해서는 "김여정은 실질적 권력이 없다는 게 이번 인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단행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인사를 통해 원로 세대가 퇴진하고 당 조직 지도부 출신의 친위세력이 전면에 배치되며, 전문 관료 발탁으로 김 위원장의 정책 장악력이 제고된 흐름과도 일치한다. 국정원은 김여정이 당 정치국에 재진입하고 당 총무부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김정은의 복심'으로서 지시 이행 점검 및 대외 스피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직에 대해 김 위원장의 정책 구상을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의회 차원의 외교 활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대남 사업을 담당하는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장으로 보임된 장금철은 향후 대남 사업에 상당한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김 위원장이 가슴에 의료용으로 추정되는 흰색 패치를 부착한 듯한 모습이 포착된 데 대해서는 패치가 아니라 내복 일부로, 건강 이상설과 직결시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국정원의 답변이 있었다.
▲ 선대 색채 희석 및 '두 국가론' 법제화 확인
국정원은 최근 북한의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의 위상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만수대의사당을 평양의사당으로 개칭하고, 2021년 제8차 당대회에 등장했던 '김일성·김정일주의'가 부각되지 않는 등 선대 지도자들의 색채를 희석하려는 시도가 관찰됐다. 이는 김 위원장의 독자적인 권력 기반 강화 및 후계 구도 정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북한의 대남 정책 최대 관심사였던 '두 국가론'의 법제화 여부와 관련하여 국정원은 2024년 6월 개정된 노동당 규약에서 '공화국 북반구 사회주의 건설', '통일전선' 등의 문구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며, 두 국가 기조가 다른 법·제도 부분에도 반영되었음을 밝혔다.
▲ ICBM 기술 진보와 대외 전략 변화
북한은 지난 3월 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될 새로운 탄소섬유 고체연료 엔진 시험 장면을 공개하며 기술적 진보를 과시했다. 국정원은 이 시험이 출력 증대와 탄소 섬유를 이용한 동체 경량화를 통해 다탄두 탑재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관련 동향을 지속해서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대외 관계에 있어서는 이란과의 전통적인 깊은 관계에도 불구하고 무기 및 물자를 지원하지 않고 오히려 거리를 두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정원은 5월에 예정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외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관측했다. 북한은 대미 정책에서도 조건부 관계 정상화를 제의하며 대화 결단의 공을 미국 측에 넘기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등 정교하게 메시지를 관리하며 대미 자극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중동전 이후 북미 간 새로운 관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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