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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야구장 마운드에 섰다…이정후·저지 개막전 역사 쓴다

강혜경 기자

드라마·영화만 틀던 넷플릭스가 2026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생중계로 스포츠 방송의 판을 뒤집는다.

넷플릭스는 2026년 3월 26일 오전 9시(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 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개막전을 사상 최초로 생중계한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단독 중계하는 것은 스포츠 방송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 중계의 핵심 볼거리는 단연 이정후 대 애런 저지의 맞대결이다.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각각 한국과 미국 캡틴을 맡았던 두 스타가 개막전 무대에서 다시 맞붙는다. 중계는 한국어·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일본어 5개 언어로 제공되며, 한국어 해설은 오승환 전 투수와 김명정 캐스터가 맡는다. 배리 본즈·앨버트 푸홀스·앤서니 리조도 스튜디오 해설진으로 합류해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한다.

경기 자체도 볼거리가 넘친다. 자이언츠 마운드에는 로건 웹이 오른다. 구단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5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웹은 "우리도 자이언츠다. 쇼를 보여줘야 한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지휘봉을 쥔 토니 비텔로 감독은 프로 경험이 전무한 대학 감독 출신이라는 점에서 반전 스토리를 예고한다. 또한 이번 시즌부터 로봇심판 ABS가 정규시즌에 처음 도입돼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이 추가됐다.

넷플릭스의 MLB 중계는 개막전에서 끝나지 않는다. 7월 13일 T-모바일 홈런 더비에 이어, 8월 13일에는 아이오와 다이어스빌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대 미네소타 트윈스의 '필드 오브 드림스' 경기도 생중계한다. 옥수수밭 한가운데 펼쳐지는 낭만 가득한 이 경기는 매년 야구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MLB 최고의 이벤트 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이미 2027·2028년 개막전과 홈런 더비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장기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전통 방송사의 안방이던 스포츠 생중계 시장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넷플릭스의 MLB 중계는 단순한 계약 한 건이 아니라, 수십 년간 지켜온 스포츠 방송 생태계가 흔들리는 신호탄이다. 야구를 보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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