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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정 | 의료제품 14개 품목 공급망 위기 | ... 국민 보건 안정화 전략

이겨례 기자
중동 불안정 | 의료제품 14개 품목 공급망 위기 | ... 국민 보건 안정화 전략
©연합뉴스 제공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글로벌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의료 시스템이 필수 의료제품 안정화에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의료 현장의 잠재적 진료 공백을 방지하고 필수의료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14개 품목의 재고 관리를 강화하는 선제적 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이는 국제 정세 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국내 노력의 일환이다.

▲ 중동 정세 불안정, 글로벌 의료 공급망에 파급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특히 이란을 포함한 이 지역의 군사적 충돌은 세계 경제와 공급망 전반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주요 걸프 항공 허브 등 핵심 물류 통로의 상업 활동은 분쟁 이전 수준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전 세계 항공 화물 운송 능력 또한 줄어들었다. 이러한 불안정은 원유 및 천연가스 흐름을 제약하며 "나프타" (naphtha)와 같은 석유화학 원자재의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나프타는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 주사침, 수술복 등 다양한 의료용 플라스틱 및 합성수지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초 원료이다. 실제로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나프타 가격은 한 달 만에 80% 이상 폭등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나프타 가격이 35% 급등하고 해상 운임이 50% 이상 상승하는 등 의료 공급망에 복합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공급망 교란은 의약품 제조업체와 임상 시험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의료 저널 (European Medical Journal)에 따르면, 중동 분쟁과 연계된 불안정으로 인해 제약 회사들이 공급망과 임상 시험 모두에서 압박을 받고 있으며, 2025년 말 기준으로 제약 기업 중 22%만이 이러한 중단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싱크 글로벌 헬스" (Think Global Health)에 따르면, 이란 전쟁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는 전 세계 물류 통로를 교란하며 주요 의약품 운송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한국 의료 현장의 선제적 대응 전략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대한병원협회는 2026년 4월 6일 '의료제품 수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으며, 이는 회원 병원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필수의료 체계의 안정적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이 태스크포스는 수액제 백, 수액제 통, 혈액투석제 통, 주사기, 주사침, 주사액, 수술복·수술포, 의료용 폐기물 전용 용기, 멸균 포장재 등 14개 필수 관리 품목을 선정했다. 병원협회는 이들 품목에 대한 회원 병원의 일일 평균 사용량과 재고량을 매일 점검하여 수급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 역시 범부처 차원의 대응에 나선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의료제품 수급 안정을 위해 생산, 수요, 유통 전 단계에 걸쳐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산 기업의 원료 보유 현황과 생산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하여 나프타 등 핵심 원료 공급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액제 포장재의 경우 향후 3개월간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 조치를 완료했으며, 주사기 및 주사침 등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나프타 우선 공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부는 일부 의료제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담합이나 사재기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 국제 사회의 공급망 취약성 인식 및 다각화 노력

전 세계적으로 의료 공급망의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각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미국의 전 대통령 트럼프는 필수의약품의 국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전략적 비축량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해소하고, 특히 "인도" (India)와 "중국" (China)에 대한 활성 의약품 성분(API)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을 가진다.

또한, 미국 병원 협회 (American Hospital Association)는 의료 기기의 거의 70%가 해외에서 전적으로 제조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공급망 위험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 보건 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두바이 허브 운영이 현재 중단되는 등, 국제 보건 분야의 기관들도 생명 구호 물품의 주요 공급 경로 혼란에 대해 우려한다. 영국의 경우 "비비시" (BBC)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중단으로 2026년 1월 아스피린 가격이 1,000%까지 급등했다고 보도하며, 필수 의약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개별 국가의 문제를 넘어선다. "크레덴도" (Credendo)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인프라 복구, 병목 현상 해소 등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11,0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100,000개 이상의 제품이 영향을 받아 4,600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적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 향후 글로벌 및 국내 의료 시스템의 전망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식된다. 따라서 각국의 의료 시스템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공급업체 다변화, 국내 생산 기반 확충, 그리고 인공지능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재고 관리 및 수요 예측 최적화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된다. 특히, 올리버 와이먼 (Oliver Wyman)과 같은 컨설팅 기업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가 의료 공급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고, 이는 의료 시스템의 마진을 잠식하며 필수 의료품 부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글로벌 맥락 속에서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선제적이고 유연한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관리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대체 포장재 신속 허가 및 원가 상승을 반영하는 재정 지원 방안도 검토하며, 의료 현장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궁극적으로 국내외 의료 시스템은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더욱 견고하고 적응력 있는 전략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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