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납북어부 간첩 조작 사건 70대, 50년 만에 재심 무죄 ... 국가 책임 명예회복

이겨례 기자
납북어부 간첩 조작 사건 70대, 50년 만에 재심 무죄 ... 국가 책임 명예회복
©연합뉴스 제공

 

반세기 전 납북 어부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70대 남성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과거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에 대한 법원의 반성을 담고 있으며, 유사 사건 피해자 28명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제기한다.

▲ 납북 어부 사건 피해자, 50년 만의 무죄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지난 4월 7일,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던 신지우(75)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신 씨는 1976년 12월 군법회의에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25세 청년이었던 그가 50년의 세월이 흘러 70대 중반이 되어서야 누명을 벗게 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군사법기관에 의해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 사건"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피고인의 믿음과 호소에 국가는 제대로 귀 기울여 응답하지 않았고, 사법부 일원인 법원 역시 비판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그림자

신 씨는 귀환한 납북 어부 신명구(74) 씨로부터 북한을 찬양하는 말을 듣고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그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폭행 등 가혹 행위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의 단초가 되었던 신명구 씨 역시 지난해 4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당시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적인 조작 의혹이 더욱 명확해졌다. 신명구 씨의 발언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람은 신지우 씨를 포함해 모두 2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신 씨를 포함한 2명만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다른 2명은 재심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다.

▲ 검찰의 직권 재심 청구 요구 증대

이번 신 씨의 무죄 판결 이후, 고령의 피해자들과 이미 사망한 이들을 위해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변호한 최정규 변호사는 "신명구 씨가 지난해 재심 무죄 선고 직후 자신 때문에 억울한 처벌을 받은 사람들도 무죄 선고를 받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며, 피고인이나 유족들의 오랜 고통을 고려해 검찰이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해 6월, 동해상에서 조업 중 납북되었다가 귀환 후 반공법 위반죄로 1970년대 처벌받은 '탁성호' 선원 22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이러한 선례는 검찰이 과거사 진실 규명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국가의 역할과 향후 전망

이번 판결은 국가가 과거 인권 침해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가 "사법부 일원인 법원 역시 비판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인정한 점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사법부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납북 어부 간첩 조작 사건과 같은 국가폭력 피해는 오랜 시간 개인과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왔다. 따라서 이번 신지우 씨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아직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수많은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수 조사와 직권 재심 청구가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는 진정한 과거사 청산과 인권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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