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극적인 휴전에 합의하면서 세계 에너지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2주간 일시적으로 허용된다. 이는 개전 이후 글로벌 공급망을 옥죄던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국제 증시의 안도 랠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완전 개방과 이란의 통제권 유지는 향후 협상에 달렸다.
▲ 미 이란 휴전, 호르무즈 해협 2주간 개방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완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이란 군과의 조율 및 기술적 한계를 고려한 2주간의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스라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2주간의 휴전에 동의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 봉쇄 전략의 글로벌 경제 파장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의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군사력 열세를 보완하기 위한 비대칭 전략으로, 해협을 통한 에너지 교역을 차단하여 세계 경제를 볼모로 압박하는 방식이었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 경제는 유가 급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석유를 원료로 하는 산업의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초기에는 해협 폐쇄가 주로 유럽과 아시아의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세계 경제 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란 역시 전쟁과 무관한 국가들에 대한 피해로 인해 해협 신속 개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국은 영국 주재 화상회의를 통해 이란에 "무조건적인 해협 재개방"을 촉구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상선 보호와 봉쇄 해제를 위한 결의안이 논의되었다.
▲ 글로벌 유가 급락 및 증시 랠리
이란이 발표대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한다면, 세계 각국의 에너지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브렌트유는 약 14%, WTI는 약 12% 넘게 떨어지는 등 공급 쇼크가 상당 부분 되돌림을 보였다고 블루밍비트는 전했다. 이란 전쟁 부담에 눌려있던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휴전 발표에 안도하며 랠리에 돌입했다. 특히 항공주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 불확실한 완전 정상화와 이란의 통제 의지
그러나 해협을 통한 교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전쟁으로 피해를 본 석유 생산과 수출을 이전 규모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더욱이 이란은 선박 통행을 허용하되 "이란 군과의 조율"이라는 조건을 부과하는 등 해협에 대한 '관리'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주간의 휴전 기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해왔으며, 해협 맞은편에 있는 오만과 함께 통행 관리를 위한 규약을 논의해왔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종전안에는 이란과 오만이 해협 통과 선박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고 이 돈을 재건에 사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중동 지역 당국자가 전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관리안을 승인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이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 미래 협상 테이블과 재봉쇄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통행의 정상화 여부는 미국과 이란이 향후 진행할 종전 협상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양국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세부 내용을 협상하기로 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이 이란이 제시한 10개항 종전안을 전부 수용했다고 주장하며 "이란은 거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종전안이 협상이 가능한 "토대"라는 입장이다. 양국이 이번 전쟁의 원인이 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등 첨예한 현안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휴전이 중단되고 무력 충돌이 재개될 수 있으며, 이란이 해협을 다시 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휴전 발표 이후에도 "우리의 손가락은 방아쇠 위에 있다"고 경고하며, 협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다시 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해상으로 수출하는 핵심 관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었으며, 이는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약 25%에 해당한다. 이 중 80%는 아시아로 향한다. 또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가 수출하는 LNG의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이는 세계 LNG 교역의 1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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