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이란군과의 조율하에 통제하는 내용을 포함한 10가지 제안을 국제사회에 전달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통행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국제 해상 운송 및 에너지 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안보의 핵심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25%가 통과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통로이다.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협의 봉쇄 가능성은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져 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란 전쟁의 파장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공급 차질"로 규정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역사상 최대의 공급 충격"으로 평가했다. 특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이면서 전 세계 에너지 질서가 '효율'에서 '안보'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 이란의 10개 제안과 새로운 통행 질서
최근 이란은 파키스탄을 통한 중재 채널을 통해 미국의 평화 구상에 대한 역제안으로 10개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 국영 IRNA와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이 제안에는 대이란 공격 중단,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레바논 내 이스라엘 군사 행동 중단 등이 포함된다. 핵심적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조율된 '통제된 통행'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이란이 오만과 함께 새로운 통행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있다는 이란 외무부 관계자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새로운 관리 계획안에는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규정도 포함되었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배럴당 약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란은 자국에 적대적인 국가와 연관된 선박의 통항을 제한하고, 비적대적인 국가의 선박에 한해 협상을 통해 통행을 허용하는 '선별적 관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해협이 단순한 지리적 통로가 아닌, 이란의 통제 하에 '허가된 바다'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이란은 전쟁 상황에서는 평시 규칙이 적용될 수 없으며, 침략국과 그들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항행의 제한 및 금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 글로벌 파장과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 제안은 국제 사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합의를 발표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안전하게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군과의 협조를 통해 2주간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될 경우 방어 작전도 멈출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단숨에 배럴당 91.64달러로 약 19% 급락하며 중동 전쟁 이후 고조되었던 공급 충격 우려가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이 해협의 공식적인 폐쇄는 아니지만, 이란과의 정치적 합의에 의존하는 해협 통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 보험료의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전망과 국제사회 과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제안은 국제법적 논란과 함께 전 세계 에너지 안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비준하지 않은 이란은 '주권적 권리'를 주장하며 통행료를 '전쟁 비용 보전'과 '안보 유지 비용' 명목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이는 해상 통행의 자유 원칙과 충돌하며 국제 해운 질서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2주간 휴전 합의가 장기적인 해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며,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요구 조건 수용 여부와 국제 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대체 에너지원 확보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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