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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트럼프에 입 열었다…"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하신다"

이겨례 기자
교황, 트럼프에 입 열었다…
©연합뉴스 제공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수사를 동원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교황은 평화는 대화와 공존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어떤 명분으로도 무고한 생명 희생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교황, '종교 동원 전쟁'에 작심 비판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을 겨냥한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이란과의 전쟁을 계기로 교황은 그간 신중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비판에 나서고 있다. 교황은 10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는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칼을 들거나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전쟁 아닌 공존과 대화만이 평화

교황은 군사 행동이 자유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평화는 오직 공존과 대화를 끈기 있게 증진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특정 국가나 인물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란과의 전쟁에 종교적 표현을 동원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님은 선하기 때문에 전쟁에서 우리 편에 서 있다"는 발언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번 충돌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수행되는 전쟁"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성전"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오 14세가 종교를 전쟁 정당화 수단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 '기독교 동방의 성지' 비인간적 폭력 비판

교황은 같은 날 또 다른 글에서 "기독교 동방의 성지에서 비인간적인 폭력이 확산하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신성모독과 이익 추구의 잔혹함 속에서 인간의 생명이 부수적 피해로 취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린이와 가족 등 가장 약한 이들의 생명보다 가치 있는 이익은 없으며, 어떤 명분도 무고한 피를 흘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첫 미국인 교황, 트럼프 정책과 마찰

미국 시카고 출신의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해 5월 즉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오는 7월 4일 미국 건국 기념 250주년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지속해서 전쟁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정치 지도자들을 상대로 전쟁 종식을 촉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 미국 국방부, 교황청 대사 질책 보도

바티칸 측은 교황의 발언이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쟁 자체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문제 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국 매체 '더 프리 프레스'는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최근 이란 전쟁을 비판한 교황 레오 14세의 연설 직후 주미 교황청 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을 국방부로 불러 강하게 질책했다고 보도했다. 콜비 차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했다"며 "교회는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아비뇽 유수'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레오 14세의 관계가 양호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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