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공지능 모델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 모의 베팅에서 전례 없는 손실을 기록하며 대부분 파산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AI가 명확한 목표와 기준이 있는 과제는 수행 가능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장기적인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하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3-2024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가상으로 재현한 베팅 시뮬레이션에서 오픈AI의 GPT-5.4,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 구글의 제미나이 3.1 프로, xAI의 그록 4.20을 포함한 8개 AI 모델은 각각 10만 파운드의 초기 자금으로 경기 결과 및 득점 예측 베팅에 참여했다. 약 30년간의 방대한 과거 경기 데이터가 제공되었으나, 인터넷 접속은 차단되어 외부 정보를 활용한 '커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 AI 모델, 스포츠 베팅 전략 실행 능력 부족
이번 연구에서 3차례의 베팅 시도 동안 파산을 면한 모델은 클로드 오퍼스 4.6(-11% 손실)과 GPT-5.4(-13.6% 손실) 두 가지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 모델은 적어도 한 번 이상 초기 자금을 모두 잃거나 베팅을 완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연구진은 클로드 오퍼스 4.6과 GPT-5.4 모델이 새로운 경기 데이터에 대한 전략 재조정, 체계적인 베팅 시행, 그리고 전략적 우위가 없는 상황에서의 자본 보존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조차도 스포츠 베팅 전문가들이 평가한 전략 '정교도'에서 만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미나이 3.1 프로와 그록 4.20은 각각 9.8%에 그치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AI 모델이 복잡한 코드를 작성하고 스스로 실패를 진단하며 이론적인 전략을 표현하는 데는 능숙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해당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하거나 자신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접근 방식을 조정하는 데는 실패를 거듭한다고 지적했다.
▲ '지식-행동 격차' 현상, AI의 한계 노출
이는 AI가 코드의 버그를 수정하는 것처럼 목표와 기준이 명확하고 정형화된 과제는 효과적으로 수행하지만, '수익 극대화'와 같이 정해진 해법이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데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즉, AI가 보유한 '지식'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 다시 말해 '지식-행동 격차(knowledge-action gap)'가 스포츠 베팅과 같은 복잡하고 불확실한 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더불어 AI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촉발한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외부 요인과 심리적 변수가 작용하는 금융 시장이나 스포츠 베팅과 같은 영역에서 AI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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