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업 비업무용' 보유세 강화되나…'첫 단추' 현황 파악 관건

윤근일 기자
'기업 비업무용' 보유세 강화되나…'첫 단추' 현황 파악 관건
©연합뉴스 제공

 

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확한 비업무용 토지 규모 파악과 투기성 여부 판단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기업 비업무용 토지, 현황 파악부터 시작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를 포함한 관계부처는 조만간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현황 파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는 재산세 과세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 종합합산 토지, 비업무용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현실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통계연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가 포함될 수 있는 종합합산 토지 면적은 약 2,126㎢에 달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73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 토지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 역시 증가 추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법인의 종합합산 토지분 종부세 결정세액은 2020년 1조 1,660억 원에서 2024년 1조 5,559억 원으로 4년 만에 약 33% 증가했으며, 납세 법인 수도 2만 1,859개로 약 30% 늘었다.

현행 종부세 체계상 업무용으로 인정되는 토지는 별도합산으로 분류되어 80억 원의 공제와 0.5~0.7%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토지는 종합합산으로 분류되어 5억 원 공제와 1.0~3.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되며, 비업무용 토지가 주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종합합산 토지 전체를 비업무용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공장 설립을 위해 매입했으나 자금 조달, 인허가 문제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건축물 면적 기준을 초과한 잉여 부지 등이 종합합산 대상으로 묶여 과세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 시민단체, 대기업 부동산 자산 급증 지적하며 규제 촉구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 급증을 지적하며 규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24년 발표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의 토지 자산 장부가액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47조 원 이상 증가했다.

▲ 세수 확보 넘어 유휴 자산 처분 유도 위한 제도 설계 필요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종합합산 토지에 부과되는 종부세의 공제액 축소, 세율 및 과표구간 세분화를 통해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 시 부과되는 법인세에 10%포인트를 추가 과세하는 중과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기업들이 비업무용 토지를 연구·개발(R&D) 등 생산적 용도로 전환하거나, 시장에 나온 매물이 주택 공급 등에 활용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늘리기에 앞서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구분하는 정교한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히 세수 확보 차원이 아닌, 기업의 유휴 자산 처분을 유도할 수 있는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업#비업무용'#보유세#강화되나…'첫#단추'
'기업 비업무용' 보유세 강화되나…'첫 단추' 현황 파악 관건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