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억 년 전 백악기 한반도를 활보했던 조류형 공룡의 실체를 증명하는 알 화석이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그간 발자국으로만 존재를 추정하던 중생대 조류 활동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한반도 고생태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 압해도에서 조류형 공룡 알 화석 국내 최초 발견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약 1억 년 전 백악기 시대에 서식했던 조류형 공룡의 알 화석이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정종윤 박사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고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알 화석에 '옹관울리투스 압해도엔시스(Ongganulitus aphadoensis)'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 얇은 3층 구조, 현대 조류 알과 유사성 보여
이번에 발견된 알 화석은 2023년 압해도 중기 백악기 일성산층에서 처음 발견된 1㎝ 미만의 작은 파편 조각에서 시작되었다. 미세 엑스선 컴퓨터 단층촬영(CT) 분석 결과, 알의 길이는 5.5~7.5㎝ 정도로 작았으며, 특히 알껍데기의 두께는 0.5㎜ 이하로 얇고 현대 조류의 알과 유사하게 3개 층으로 구성된 구조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중생대 당시 서식했던 조류형 공룡의 알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발견된 알의 형태가 압해도 지역의 고대 옹관(독널무덤) 양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속명으로 '옹관울리투스'를 사용했다.
▲ '둘리사우루스 허미니'와 같은 날 발견…다양한 수각류 알 화석도 함께 출토
흥미롭게도 이번 조류형 공룡 알 화석은 연구팀이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발견하고 보고한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ulisaurus hemini)'와 발견 시기가 하루 차이였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조혜민 국립광주과학관 연구원은 압해도 현지 조사 중 기적처럼 발견된 파편이 조류 알 화석으로 이어졌으며, 다음 날 이동 중에 둘리사우루스 화석을 추가로 발견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압해도의 해당 지층은 거대한 호수나 범람원 같은 퇴적 환경으로 분석되어, 공룡이나 조류가 서식하고 화석화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조류 알 화석 외에도 수각류(육식공룡) 알 화석 4점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이는 한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수각류 알이 나타난 첫 사례로 우리나라 공룡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한반도 고생태 및 진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 제공
조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에서 보고된 공룡알 화석산지 대부분이 용각류나 조각류 알 위주였던 것과 달리, 이번 압해도 지역에서 다양한 수각류 알이 발견된 것은 백악기 당시 압해도가 수각류 공룡의 선호 산란지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조류형 공룡 알 화석 발견은 이미 수많은 발자국 화석으로 그 존재가 증명된 당시 한반도 조류 활동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크기가 작고 속이 비어 화석으로 남기 어려운 새의 골격 화석 대신, 앞으로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뼈나 알 화석을 발굴한다면 한반도 고생태, 자연사, 그리고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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