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 한 달 만에 384건이라는 높은 청구 건수를 기록했으나, 아직 단 한 건도 본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가 '4심제' 운영 우려 속에서 재판소원 대상을 엄격히 선별하겠다는 원칙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제도의 도입 취지인 헌법적 구제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 재판소원 제도, 시행 한 달간 384건 청구했으나 본 심사 진입 0건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 약 한 달간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사건은 총 384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라면 연간 약 4,600건에 달하는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접수된 기존 헌법소원 사건 수 3,066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 단계에서 194건이 모두 각하되며 단 한 건도 본안 심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최다 각하 사유, 헌재의 엄격한 기준 시사 사전심사에서 각하된 194건의 주요 사유로는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1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헌법재판소법상 확정된 재판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만 재판소원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는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본권 침해가 명백해야 사전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분석된다.
▲ '4심제' 우려 해소, 그러나 헌법적 구제 기회 축소 우려도 헌법재판소는 이번 사전심사 결과와 더불어 '법원의 사실 인정, 법률 적용의 당부(정당·부당)를 다투거나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는 경우'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정례를 제시하며, 제도 도입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4심제' 운용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전심사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제도의 도입 취지인 '기본권 침해 구제'라는 명분과 맞지 않으며, 국민들에게 충분한 헌법적 구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재판소원 후속 절차 미비, 사법부 자체 연구반 구성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제도 운영과 관련하여 사건 기록 송부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검찰과 협의하여 형사재판 사건 기록을 전자 인증등본 형태로 주고받기로 합의했으나, 민사재판의 경우 법원과의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재판소원 제도 시행으로 증가한 업무량에 대응하고자 헌법연구관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판소원이 인용될 경우 법원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정된 재판의 집행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 재판소원 후속 절차에 대한 설계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꾸려 6개월간 연구를 진행하고 올해 안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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