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모험자본 공급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채권시장에서 10조2000억원을 빼내며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을 통해 57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국내 투자 생태계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13일 발표한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340조4000억원으로 2월 말 350조6000억원 대비 10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3년 1월 감소액 6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CRS(통화스와프) 금리 상승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만기 연장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외국인 자금 이탈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공급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4000억원 규모 IMA 1호 상품을 이틀 만에 완판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4호 IMA를 통해 2조5000억원을, 미래에셋은 2000억원 규모 1-2호 상품을 전량 판매했다. 7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잔액도 1분기 말 기준 54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IMA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5%를 모험자본 투자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과 조달 가능 금액을 고려하면 최대 44조원의 모험자본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2028년까지 22조5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편 개별 종목에서는 효성중공업과 코리아써키트, 에프앤가이드 등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선별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자금 흐름의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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