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모자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하루에 6번이나 전화를 거는 학부모. 사소한 것까지 트집 잡는 이른바 '진상 학부모' 때문에 유치원 교사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사립유치원 A교사(32)는 "특정 학부모가 '우리 아이 모자 각도가 왜 이래?', '신발끈이 너무 느슨하다'는 식으로 하루 종일 전화를 걸어온다"며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A교사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사소한 불만으로 6차례가량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 급식 반찬 배치부터 아이가 앉은 자리 위치까지 모든 것에 불만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A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B교사(28)도 "학부모가 CCTV 화면을 보고 '선생님이 우리 아이만 차별한다'며 항의 전화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런 과도한 민원이 교육 현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사들이 수업 준비보다 학부모 응대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교사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을 호소하며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치원 교사의 68%가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를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와 교사 간 적정한 경계선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육아정책연구소 김영희 연구위원은 "과도한 개입은 오히려 아이의 자립심을 해칠 수 있다"며 "상호 존중하는 교육 파트너십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사 권익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 중이며, 교육 현장의 건전한 소통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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