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軍 사망사고 74.8% 자살 집중…국방부 심리부검 표준 절차 도입 및 전격 확대

김영 기자
軍 사망사고 74.8% 자살 집중…국방부 심리부검 표준 절차 도입 및 전격 확대
©연합뉴스

 

군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살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국방부가 심리부검 제도를 대폭 강화한다. 군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표준화 절차를 개발하고 조사 전담 기구를 일원화하여 사후 심리학적 조사의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군 조직 내에서 반복되는 극단적 선택은 폐쇄적인 환경과 계급 구조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망자의 생전 심리적 궤적을 추적하는 심리부검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순한 사고 조사를 넘어 군 내부의 부조리나 심리적 위기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군 사망사고 10건 중 7건 자살 원인 규명 사각지대 해소

실제 통계 자료를 통해 나타난 군 내 사망 사고 실태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우리 군에서 발생한 총 사망 사고는 817건으로 집계되었다. 이 가운데 자살로 인한 사고는 총 611건에 달하며, 이는 전체 사망 사고의 74.8%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군 사망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데이터는 기존의 사고 예방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심리부검은 사망자의 유족이나 동료 등 주변 인물들과의 면담을 실시하고, 고인이 남긴 각종 기록과 사회적 관계망, 심리적 변화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사후 심리학적 조사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망에 이르게 된 심리적 동기와 환경적 요인을 추정함으로써 정책적 보완점을 찾아낼 수 있다.

▲ 맞춤형 표준 절차 부재와 제한적 운영의 한계 극복

우리 군은 지난 2008년에 이미 심리부검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해 왔으나, 그동안의 운영 실적은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한 해에 시행되는 심리부검 건수는 10여 회 수준에 머물렀으며, 이는 실제 발생하는 자살 사고 건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의 경우 군 내 자살 사망 사건 50건 중 심리부검이 시행된 사례는 11건으로, 전체의 약 20% 남짓한 수준에 불과했다.

운영 횟수뿐만 아니라 조사의 질적 측면에서도 한계가 명확했다.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 문화와 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맞춤형 심리부검 표준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으며, 조사를 수행하는 인력에 따라 분석 방식이나 결과가 달라지는 등 일관성과 객관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표준화된 도구가 없다 보니 데이터의 축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정책 수립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 전담 재발 방지 체계 고도화

국방부는 이러한 제도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군인권개선추진단을 중심으로 군 맞춤형 심리부검 표준화 절차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군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용 심리부검 도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조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가 심리부검 업무를 전담하도록 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2026년 4월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심리부검 확대를 통해 자살 사망자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수립으로 이어져 자살 예방 및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달 초 용산 국방부 영내에서 근무하던 부사관이 일과 시간 중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최근까지 이어지는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조치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향후 심리부검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군 내 고위험군 관리 모델을 정교화하고, 인사 관리 및 병영 문화 개선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우울감 등 심리적 고통을 겪는 장병들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와 SNS 상담 서비스인 마들랜 등 기존 인프라와의 연계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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