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종전 협상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정보기술 업종이 시장 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 이후의 산업 재편과 성장주 중심의 이익 모멘텀에 주목할 것을 권고한다.
중동 지역에서 한 달 넘게 지속된 지정학적 위기가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며 국내 자본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최근 한 주 동안 급격한 회복력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시장의 핵심 지표인 코스피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의 거래 기간 중 5,858.87에서 6,191.92로 올라서며 5.68%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등세는 전쟁이라는 거대 변수가 협상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시장 전반에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증시 반등 배경
시장의 흐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적 움직임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2026년 4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이루어진 전쟁 발발 후 첫 대면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이견으로 초기에 결렬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4월 13일 코스피는 0.86% 하락하며 일시적인 조정을 겪었으나, 이후 추가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으로 부상하며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연속 2%대의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17일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차기 협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전반적인 우상향 기조를 꺾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 역시 유가증권시장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의 부활을 증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1,093.63에서 1,170.04로 6.99% 급등했으며, 지난 4월 10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견고함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전쟁 리스크를 시장의 상수로 받아들인 뒤 실적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변동성이 극심했던 구간이 지나가고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압도적인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 기술주 및 반도체 업종의 압도적 수익률 견인
업종별 성과를 분석하면 정보기술과 반도체 분야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합한 KRX 지수 기준으로 정보기술 업종은 8.3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기계·장비 업종이 6.42%, 반도체가 6.38%로 그 뒤를 이었으며 K콘텐츠(6.10%)와 자동차(5.35%) 업종 또한 시장 견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반도체와 IT 기술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평가되었던 국면을 벗어나 가파른 우상향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반도체 가격 인상 등 이익 모멘텀이 확대되는 구조적 배경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가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현재의 실적 개선 속도와 규모를 고려할 때 3,300조 원 이상이 적정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형 IT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축소되는 시점에 맞춰 이익 동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술주가 전쟁 종료 이후에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실적 시즌 진입에 따른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향후 시장의 시선은 전쟁 리스크를 넘어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과 전후 경제 재편으로 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에너지 가격 충격이나 전쟁 등의 거시적 위기는 항상 새로운 산업의 부흥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중동 사태 이후에는 방산과 조선, 건설 등통계적 강세를 보였던 산업재 부문은 물론이고 로봇과 같은 신성장 산업이 그늘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전후 재건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따른 안도 랠리를 넘어 실적 중심의 장세로 전이되는 과정에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하는 구간이 지속될 것이며, 특히 실적 우량주로 압축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기술주와 성장주의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가운데, 전후 재건과 관련된 산업재 부문의 부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은 이제 리스크 관리보다는 실적 시즌의 성적표와 새로운 산업 부흥의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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