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일본과의 속도 경쟁을 지양하고 한국 산업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내실 중심의 전략을 전개한다. 에너지와 조선 등 양국 상호 이익이 명확한 전략 분야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며 통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민생 경제를 보호하는 방파제 역할을 수행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외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의 호르무즈 해협 지원 거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제기된 통상 보복 우려에 대해, 안보 이슈와 통상 이슈는 엄격히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정부는 현재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며, 한미 양국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 및 일본과의 차별화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내실 있는 성과 도출에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나, 발표된 계획과 실제 프로젝트의 진척 속도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본지의 분석이자 정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일본과의 속도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에너지와 조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의 특성상 면밀한 검토와 리뷰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정부는 미국 측이 요구하는 빠른 진척에 대해 한국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최근 대미투자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6월 출범을 목표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법 제정 후 3개월 만에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며, 이는 미국 정부에 한국이 말로만 협력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행력을 갖춘 파트너라는 신뢰를 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예비 검토단을 통해 구체적인 프로젝트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양국의 국내 프로세스와 중동 정세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해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 시기도 조율 중이다.
▲ 중동 의존 탈피를 위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전략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중동 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김 장관은 과거 경제 논리와 수송 편의성에 치중해 특정 지역에 의존했던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방식에서 탈피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처를 분산하는 '저스트 인 케이스(Just-in-Case)' 전략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는 이번 중동 분쟁을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다.
공급망 다변화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말까지 2억 7천300만 배럴의 원유 물량이 확보된 상태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중동의 대안으로 매력적인 노선이다.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거치는 신속 도입은 물론, 희망봉을 우회하더라도 55~60일이면 도착이 가능해 미국산 원유 수송 기간과 유사한 경쟁력을 갖춘다. 정부는 비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를 위해 미국산 경질유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원유 구매를 넘어 자원 영토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전략적 투자자로서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의 공급망 내재화 플랜과 연계된다.
▲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과 민생 방파제 구축을 위한 재정 지원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으로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 한 달을 맞이한 이 제도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부터 국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다. 김 장관은 시장 가격 개입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전쟁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현재 전국 주유소 중 상당수가 가격 인하 또는 동결에 동참하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유사의 손실 보전을 위해 투입되는 4조 2천억 원 규모의 재정은 단순한 기업 지원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협조한 기업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필수적 투자다. 기업이 정책적 목적을 위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했을 때 국가가 이를 보전해 주지 않는다면 향후 위기 대응 시 민간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고가격제는 중동 정세가 안정되는 대로 즉시 일몰될 예정이며, 정부는 비축유 방출 없이도 4~5월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의 공조를 유지하되 시장 시그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축유 방출 여부를 유연하게 판단할 계획이다.
산업 부문의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현장의 '리플 이펙트'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급망 상단의 미세한 흔들림이 하단 기업들의 과도한 재고 확보 경쟁으로 이어져 실제 수요처에서 물량 부족을 느끼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부족 품목을 즉시 보충하는 체계를 가동 중이며, 4월을 기점으로 수급 안정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위기를 한국 산업의 체질 개선과 공급망 영토 확장의 기회로 삼아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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