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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 연구지원시스템 IRIS 반복적 접속 장애와 예산 효율성 논란

이성경 기자
범부처 연구지원시스템 IRIS 반복적 접속 장애와 예산 효율성 논란
©연합뉴스

 

석박사 연구장려금 신청 마감 시한을 앞두고 범부처통합연구관리지원시스템이 대규모 접속 지연을 일으키며 연구 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 정부가 연구 관리 혁신을 위해 구축한 통합 시스템이 정작 핵심 사업 때마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연구 행정의 무결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이공계 석박사 연구장려금 지원 사업이 행정 시스템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경부터 발생한 범부처통합연구관리지원시스템(IRIS)의 접속 장애는 당일 오후 5시 50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특히 이날은 이공계 석사 및 박사과정생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주요 사업의 마감일이었기에 연구 현장의 타격은 더욱 컸다. 오후 2시라는 마감 시한을 앞두고 시스템이 완전히 먹통이 되면서 연구자들은 서류 제출과 최종 확인 과정에서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만 했다.

▲ 마감 7시간 전 시작된 접속 마비와 연구 현장 혼란

사건 발생 직후 한국연구재단 홈페이지와 이공계 전문 커뮤니티인 김박사넷 등에는 시스템 장애를 성토하는 게시글이 빗발쳤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 서버 문제로 신청을 완료하지 못한 대학원생들은 향후 연구비 수혜 자격 박탈을 우려하며 구제 방법을 문의하는 등 큰 혼란에 빠졌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급히 마감 기한을 하루 연장한다는 공지를 띄우고 신청 예정자들에게 개별 문자를 발송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IRIS 시스템의 잦은 장애 때문에 이제는 연구재단의 긴급 대응 속도만 빨라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IRIS 운영 주체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번 장애의 원인을 접속자 수 급증에 따른 과부하로 분석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사업의 신청 인원은 약 7천 명 수준으로 파악되어, 수만 명 이상이 몰리는 기초연구과제 등 다른 대규모 사업에 비해 접속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서버가 마비되었다는 점은 시스템 설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낸다. KISTEP 측은 여러 기기를 사용한 중복 접속과 기존 업무인 평가 및 협약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부하가 가중되었다고 설명했으나, 국가 통합 시스템이 7천 명 수준의 트래픽조차 견디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250억 투입한 통합 시스템의 고비용 저효율 실태

IRI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 부처별로 산재해 있던 과제관리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여 연구자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25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한 플랫폼이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 이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접속 장애와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연간 4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었던 유지보수 비용은 현재 110억 원까지 폭증한 상태다. 예산은 기존 계획 대비 3배 가까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적인 완성도 면에서도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고 있다. 국가연구자정보시스템(NRI)과 한국연구자정보(KRI) 간의 업적 정보 연동 기능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인 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 1월에는 KRI에서 NRI로의 데이터 전송 기능이 마비되었으며, 최근에는 그 반대 방향의 데이터 연동까지 불통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연구 통합 관리의 핵심인 데이터 동기화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연구자들은 동일한 정보를 여러 번 입력해야 하는 행정 낭비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통합을 통한 효율화'라는 IRIS의 건립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 시스템 안정화 도외시한 신규 플랫폼 추진의 부작용

정부의 대응 방식 또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가동 중인 IRIS의 내실을 다지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보다, 또 다른 신규 플랫폼인 '연구24'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24는 로그인 창구를 단일화하고 연구지원시스템을 더욱 통합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연구계에서는 기존 시스템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플랫폼만 늘리는 것이 전형적인 예산 낭비이자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개인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장애가 평가, 접수, 협약 시기가 겹치며 발생한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추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사과와 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연구 사업 마감 시기마다 되풀이되는 IRIS의 먹통 사태는 국가 R&D 행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증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통합 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재점검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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