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발발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유통업계가 백화점을 필두로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 회복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기조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고소득층 중심의 명품 수요와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의 가파른 유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환율 상승이 오히려 외국인 구매력을 자극하는 호재로 작용하며 주요 유통 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국내 유통 산업의 핵심 축인 백화점 업계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백화점은 모든 유통 채널 중 가장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업황 회복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주요 업체별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신세계는 전년 동기 대비 14%에서 20% 수준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역시 기존점 기준 1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 백화점 3사 시장 기대치 상회하는 '깜짝 실적' 전망
세부적인 영업이익 지표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2,117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 기록한 1,482억 원 대비 무려 42.9% 증가한 수치로, 시장의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신세계 또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1분기 내내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유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신세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4% 증가한 1,685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자산시장 상승에 따른 고소득층의 명품 소비 유지와 주요 핵심 점포의 리뉴얼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원화 약세와 환율 효과가 견인한 외국인 관광객 수요
이번 실적 반등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원화 약세, 즉 환율 상승이 유통업계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통상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해 내수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백화점 업종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과 구매력을 극대화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과거 엔저 국면에서 일본 백화점들이 외국인 수요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실적 개선을 경험했던 사례가 현재 한국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일본의 선례를 고려할 때 향후 추가적인 비중 확대와 매출 증대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 대형마트 및 편의점 경영 효율화 통한 수익성 회복
백화점의 독주 속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태 역시 기나긴 부진을 딛고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대형마트는 그간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민생 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 등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해소되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일부 점포 폐점에 따른 반사 이익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기존점 매출이 1~2%대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증가한 1,7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업계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효율 점포 정리와 상품 구성 고도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2~3%대의 안정적인 증익 구간에 들어섰다.
면세점 부문 역시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과도한 송객 수수료와 할인 정책에서 벗어나 수익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면서 시내 면세점을 중심으로 흑자 전환 내지는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지속되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2분기 이후 소비 심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이 소비를 지지하고 있으나,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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