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담배 정의가 연초의 잎에서 니코틴 전체로 확대되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와 동일한 법적 의무를 지게 된다. 제조업자와 판매업자는 제품 포장지에 건강 경고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며, 금연구역 내 사용 적발 시 과태료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과 청소년 유입을 억제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보건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법적 정의의 한계로 인해 규제망을 교묘히 피해왔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본격적인 제도권 안으로 편입된다. 보건복지부와 유관 기관에 따르면 담배의 정의를 대폭 확대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궐련 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이는 2026년 4월 24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며, 이를 통해 그간 지속되었던 형평성 논란과 청소년 보호 공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합성 니코틴 규제 사각지대 해소와 담배 정의의 전면적 확대
기존 담배사업법 체계에서는 담배를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하는 것으로 한정하여 정의해 왔다. 이러한 법적 허점은 연초 잎이 아닌 화학적으로 합성된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담배가 아닌 '화학물질' 혹은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합성 니코틴 액상은 국민건강증진법상의 담배 규제를 받지 않았으며,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더라도 단속의 근거가 미비하여 과태료 처분이 취소되는 등 행정적 혼선이 지속되어 왔다.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담배사업법을 개정하여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제품으로 넓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원료의 출처와 관계없이 니코틴 성분이 포함된 모든 흡입형 제품을 법적 담배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이제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되며, 현장 단속반은 액상형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법 집행이 가능해졌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한 이른바 '변칙 흡연'을 근절하는 데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소매인 지정 및 경고 표기 의무화에 따른 유통 시장의 변화
유통 및 제조 단계에서의 변화도 가시화된다. 개정법 시행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업자와 수입판매업자는 담뱃갑 포장지와 관련 광고에 반드시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를 표기해야 한다. 기존에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과일 향 등을 강조하며 청소년과 비흡연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궐련 담배와 마찬가지로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시각적 경고가 필수적이다. 이는 시각적 거부감을 통해 흡연 의욕을 저하시키는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환경 역시 대폭 강화된다. 최근 우후죽순 늘어난 무인 전자담배 점포나 온라인 유통망에 대한 통제가 엄격해진다. 특히 자동판매기를 통해 담배를 판매할 경우, 법에 정해진 설치 장소와 거리 기준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고 반드시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무인점포는 성인 인증 절차가 허술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의 주요 구매 경로로 지목되어 왔다. 보건당국은 개정법 시행과 동시에 지자체와 협력하여 소매점의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무분별한 자동판매기 설치를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 액상형 흡연율 최고치 기록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입법적 결단
이번 규제 강화는 통계적으로 나타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험한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2024년 기준 3.8%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 수치다. 과거 담배 가격 인상 시기였던 2015년에 3.7%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의 상승세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규제 사각지대의 결합이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일반 담배(궐련)의 흡연율은 2013년 23.2%에서 2024년 15.9%로 약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하며 뚜렷한 하락 곡선을 그려왔다. 일반 담배 시장이 축소되는 동안 액상형 시장이 그 빈자리를 잠식하며 사실상 풍선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청소년층의 흡입률이다. 지난해 발표된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 따르면, 중고교 여학생들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1.54%)이 일반 담배(1.33%)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특유의 향과 거부감 없는 이미지가 청소년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법 개정이 현장에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제조업자와 판매업자를 대상으로 계도 기간 및 점검을 병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담배 소매점과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의무 사항을 집중 점검하고, 금연구역 단속의 실효성을 높여 국민 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성장해온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이번 규제를 기점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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