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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3강 마이크론 국내 PR 공세 강화

이성경 기자
글로벌 메모리 3강 마이크론 국내 PR 공세 강화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대외 소통 창구를 마련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안방 공략에 나선다. 국내 별도 생산 기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PR 에이전시 선정에 착수한 것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입지 강화와 핵심 엔지니어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한국 내 홍보 활동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국내 언론 대응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목적으로 전문 PR 에이전시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한국 내 별도의 생산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외 활동을 이어왔던 기존의 행보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변화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버티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은 단순한 인지도 제고를 넘어선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HBM 시장 지배력 확대와 점유율 재편 가속

마이크론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권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 분야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에 5세대 제품인 HBM3E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차세대 제품인 6세대 HBM4의 양산 출하 소식을 전격 발표하며 기술적 역량을 과시했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양강 구도가 워낙 견고해 마이크론의 실제 위상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왔다는 점이 이번 PR 강화의 배경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데이터는 마이크론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증명한다. 지난해 전 세계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35.2%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가 34.6%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마이크론은 2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확고한 '빅3'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상위 두 업체와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20%가 넘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자신들이 글로벌 3강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시장에 각인시키고, 자사에 우호적인 여론과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 국내 반도체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소통 창구 일원화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한국 내 PR 강화가 실질적인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브랜딩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생산 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글로벌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본사가 있는 미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기존 시설을 증설하고 있어, 이를 운영할 숙련된 엔지니어 수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설계 및 공정 인력이 집중된 곳으로,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인재 확보처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인 링크드인과 전문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한국의 경력직 엔지니어를 지속적으로 모집해 왔다. 특히 일부 국내 주요 대학 채용 설명회에서는 서류 전형과 면접을 하루 만에 끝내는 '당일 채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대학생이나 신입급 인력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인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전문 기술직 사이에서는 마이크론의 위상이 이미 높게 평가받고 있으나, 잠재적 입사 후보군인 젊은 인재들에게는 기업 이미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전개될 PR 활동은 마이크론의 기술 비전과 조직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한국 내 핵심 인재들을 유인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서학개미 투자 심리 환기 및 기업 가치 재평가 유도

마지막으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투자자 관계) 효과 극대화 역시 마이크론이 노리는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소위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함께 반도체 섹터의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한국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과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자사의 경영 성과와 기술 로드맵을 한국 언론을 통해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 투자자 공략을 위해 글로벌 홍보 조직을 가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론 역시 한국 내 소통 창구를 통해 투자 심리를 환기하려는 전략이다.

결국 마이크론의 한국 내 PR 에이전시 선정은 단순한 홍보 대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HBM으로 재편되는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동시에 한국의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여 글로벌 생산 거점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안방 시장에서 마이크론이 어떤 방식의 소통 행보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흔들지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향후 선정될 에이전시를 통해 기술력 홍보는 물론, 한국 사회와의 접점을 넓히는 다양한 대외 협력 활동을 전개하며 글로벌 3위 업체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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