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소속 공직자가 유전자 일치 확률이 극히 낮은 혈액암 환자를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며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기증 희망 등록 후 수년 만에 성사된 이번 기증은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문 응급의료 인력으로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번 사례는 공직 사회 내 생명 존중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혈액암과 백혈병 등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에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조혈모세포 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간의 유전적 일치 여부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로, 혈연관계가 아닌 타인 사이에서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할 확률은 약 2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서울 양천구청 의약과 소속 김상윤 주무관이 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결단을 내리며 지역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 2만분의 1이라는 확률적 난관과 의학적 숭고함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의 병든 혈액세포를 제거한 뒤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혈액 생성 기능을 회복시키는 고난도의 치료 과정이다. 김상윤 주무관은 지난 2019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이름을 올리며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인연을 기다려왔다. 기증 등록 후 약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김 주무관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기증 의사를 밝히며 실제 이행에 나섰다.
기증 과정은 단순한 헌혈보다 훨씬 복잡하고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수반한다. 기증자는 이식 전 며칠 동안 조혈모세포를 혈액으로 끌어올리는 촉진제 주사를 맞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오한이나 근육통 같은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또한 채집 당일에는 장시간 침대에 누워 혈액 내 성분을 분리하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 김 주무관은 이러한 개인적 희생을 감내하며 오직 생면부지의 환자가 건강을 되찾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절차를 성실히 마쳤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장기 대기 후 기증 이행은 기증 희망자의 변심률이 적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숭고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 응급구조사 경력이 빚어낸 직업적 사명감과 개인적 헌신
김상윤 주무관의 이번 결단은 그가 걸어온 직업적 경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현재 양천구청 의약과에서 재난의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 주무관은 과거 소방 구급대와 응급의료센터 등 의료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전문 응급구조사 출신이다. 수많은 사고 현장에서 촌각을 다투며 생명을 구하는 일을 일상으로 삼아온 그의 경험이 이번 기증의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그는 현장에서 얻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행정 현장에서도 그대로 실천하며 공직자의 표상을 제시했다.
김 주무관은 소감을 통해 응급구조사로서 환자를 찾아가 도움을 드리는 일이 일상적인 역할이었다고 회고하며, 이번 기증은 직업적 이유를 넘어 한 개인으로서 특정 환자를 위해 온전한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있었던 소중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특히 환자에게 삶의 기회를 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여 주변의 귀감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인간애에 기반한 진정한 봉사 정신이 공직 사회 내부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공직 사회의 선한 영향력과 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과제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김 주무관의 이번 사례를 두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기적을 선물한 용기 있는 실천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미담이 공직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켜 더 많은 사람이 조혈모세포 기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실제로 국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자 수는 필요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며, 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오해로 인해 실제 이식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전문가들은 김상윤 주무관과 같은 공공 부문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기증 문화를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기증 사례를 바탕으로 조혈모세포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기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휴가나 건강 회복 지원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사람의 용기가 쏘아 올린 희망의 불꽃이 난치병 환자들에게는 생명의 빛으로, 사회에는 나눔의 가치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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