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19혁명 66주년을 맞아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동시에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과거 불법 계엄 시도를 언급하며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청산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저항 의사를 피력했다. 정당 지도부의 기념식 참석 여부와 각기 다른 해석은 향후 정국의 가파른 대치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이정표인 4·19혁명이 66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정치권은 일제히 민주 영령들의 희생을 추모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하지만 추모의 기저에 깔린 현 시국에 대한 진단은 극명하게 갈렸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4·19 정신을 계승하여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을 척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으며, 국민의힘은 부당한 권력의 폭거에 맞서는 투쟁 정신을 부각하며 맞섰다. 각 정당은 2026년 4월 19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공식화하며 주도권 싸움을 이어갔다.
▲ 4·19 정신의 정치적 재해석과 내란 세력 척결론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유와 민주, 정의를 위해 헌신한 민주 열사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온 주체는 결국 국민임을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기념일을 맞아 현 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과거 발생했던 12·3 불법 계엄 사건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해철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선열들의 희생과 더불어 불법 계엄을 막아낸 시민들의 용기를 잊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당시의 사건을 헌정 유린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지칭하며 12·3 불법 계엄 당시 시민들이 두려움 없이 헌정 질서를 수호했던 원동력이 바로 4·19 정신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조는 내란 세력과 정치검찰의 무소불위 권력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조국 대표는 4·19혁명이 남긴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란 세력 제로'로 완성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이는 범여권이 4·19 정신을 현 체제의 위협 요소를 제거하는 논거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 보수 야당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와 입법 폭주 비판
반면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은 4·19혁명을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권 행사로 해석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4·19가 청년과 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궐기한 투쟁이었음을 상기시키며, 현재의 정치 상황 역시 부당한 권력의 폭거가 자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에 명시된 불의에 항거한 민주 이념을 바탕으로 모든 시민과 함께 권력의 독주에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현재의 여권 주도 정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 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도, 현재의 현실이 선열들이 꿈꿨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의를 왜곡하는 입법 폭주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당의 단독 입법 시도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러한 시각은 4·19혁명의 저항 정신을 현재의 거대 여권에 대한 투쟁의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결국 여야 모두 4·19라는 역사적 자산을 자신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 기념식 참석 여부로 드러난 여야의 전략적 거리두기
정치적 해석의 차이는 2026년 4월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정부 주관 기념식의 참석 명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장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 범여권 지도부가 대거 집결했다. 이들은 기념식 현장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의지를 다지며 결속력을 과시했으나, 보수 진영의 주요 지도부 자리는 비어 있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성향 야당 지도부는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방미 일정과 자신의 개인적 일정 등을 이유로 들며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범여권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과 비교하면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지도부의 행보는 4·19 정신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가 단순한 수사적 갈등을 넘어 정치적 행위의 차이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해야 할 기념일조차 여야 간의 깊은 불신과 대립의 장이 되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서의 협치는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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