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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거주 마지막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 고국 영면

김영 기자
국외 거주 마지막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 고국 영면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 투쟁에 헌신한 마지막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의 유해가 고국 땅을 밟는다. 정부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가 차원의 예우를 갖춘 봉환식과 안장식을 거행할 방침이다. 이번 유해 봉환으로 국외에 안장됐던 독립운동가들의 귀환 역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고(故) 이하전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선양광장에서 거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봉환식은 독립유공자 유족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 광복회원 등 약 4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은 미국에서 타계한 지 약 두 달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행사는 고인의 공적 소개, 헌정 공연, 영현 봉송 순으로 약 1시간 동안 이어진다.

본격적인 봉환식에 앞서 이하전 지사의 유해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한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직접 입국장에서 유해를 영접하며 국가 차원의 최고의 예우를 표할 계획이다. 유해는 서울에서의 봉환 절차를 마친 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운구되어 안장식을 거치게 되며, 이곳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자와 함께 영면에 들게 된다. 이는 국외에서 외롭게 투쟁과 삶을 이어갔던 독립유공자가 마침내 조국의 땅에서 안식을 찾는 역사적 순간이다.

▲ 평양 비밀결사부터 일본 옥고까지 이어진 항일 투쟁사

이하전 지사의 생애는 그 자체로 한국 근현대 항일 투쟁의 산증인이었다. 1921년 평양에서 출생한 고인은 숭인상업학교에 재학 중이던 1938년부터 본격적인 독립운동의 길에 접어들었다. 당시 그는 뜻이 맞는 학우들과 함께 비밀결사를 조직하여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활동했다. 이들은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독립의 기반을 닦기 위한 실천적 움직임을 이어갔으며, 고인은 이후 일본 유학 길에 올라서도 항일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1941년 일본 유학 중 일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은 그의 투쟁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인은 비밀결사 활동 혐의로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르며 일제의 모진 탄압을 견뎌냈다. 감옥 안에서도 독립을 향한 열망을 잃지 않았던 배경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이 있었다. 고인은 안창호 선생의 사진을 전달받고 그 위업을 기리기 위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인 자금 8원을 출연하는 등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들을 지지하며 헌신했다.

▲ 국외 거주 마지막 독립유공자의 별세와 생존 지사 현황

해방 이후 고인은 더 넓은 학문적 식견을 넓히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이후 미국에 정착하여 교포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북캘리포니아 지역 광복회 회장을 역임하며 해외에서도 한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독립운동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1990년 고인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 바 있다.

지난 2026년 2월 4일, 고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향년 10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고인은 최고령 독립유공자이자 국외에 거주하던 마지막 생존 지사였다는 점에서 그의 별세는 민족적으로 큰 손실로 평가받았다. 고인이 영면에 듦에 따라 현재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국내에 단 4명만 남게 되었다. 이는 독립운동의 직접적인 주역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들의 기록을 보존하고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임을 시사한다.

▲ 1946년부터 이어진 유해 봉환 사업의 역사적 궤적

정부는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의 역사는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주도하여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등 이른바 ‘3의사’의 유해를 봉환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국외 곳곳에 흩어져 있던 선열들의 유해가 국내로 돌아왔으며, 이번 이하전 지사의 유해는 통산 156위에 해당한다.

국가보훈부는 유해 봉환 사업이 단순한 유해의 이동을 넘어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보훈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전 지사의 봉환식은 전 국민이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되새기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훈부는 향후에도 국외에 남아 있는 유공자 묘소에 대한 관리와 추가적인 유해 봉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잊지 않는 일류 보훈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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