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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퇴임 및 경제 자문 활동 전환

윤근일 기자
이창용 총재 퇴임 및 경제 자문 활동 전환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며 향후 경제 평론가와 자문가로서의 행보를 공식화했다. 재임 기간 중 물가 안정과 금융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 총재는 후임 신현송 후보자에게 바통을 넘기며 구조개혁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학계 복귀보다는 민간 영역에서의 전문적인 대외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이임식을 끝으로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 총재는 이임사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구조개혁은 여전히 진행형임을 강조하며, 한국은행이 단순한 통화정책의 울타리를 넘어 국가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제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의 능력과 한계 안에서 국가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던 시간으로 정의하며, 외부의 평가는 시간이 흐른 뒤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 금리 정책 결정의 고충과 임기 중 평가

이 총재는 재임 기간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으로 지난 2024년 금리 인하 실기 논란이 불거졌던 시기를 지목했다. 당시 시장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아 경기 회복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 총재는 단순히 물가 지표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비난이 집중되었던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다. 특히 사우나와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시민들로부터 조기 금리 인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정책 결정자로서 겪어야 했던 심리적 중압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당시의 결정이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합당한 판단이었다는 확신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정권 교체 이후 오히려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 환율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초래했다는 상반된 비판이 나오는 현상을 언급하며, 양극단의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중립적인 지점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특정 이해관계에 쏠리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수립을 고수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비상계엄 대응 성과와 대외 커뮤니케이션

임기 중 가장 보람찼던 순간으로는 최근 발생했던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대처 과정을 꼽았다. 이 총재는 계엄 선포 직후 쏟아지는 외신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민주적 제도에 대한 신뢰를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를 비롯한 제도적 장치가 정상 작동한다면 정치적 혼란이 경제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로 외신들을 설득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 신속한 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 점을 주요한 성과로 평가했다.

과거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서학개미 발언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해당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다시 말한다면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가 환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다 정제된 경제적 용어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논의가 촉발됨으로써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 배분 방식 등이 공론화되고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진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자평했다. 이는 한국은행 총재로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실제 정책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로 볼 수 있다.

▲ 향후 거취 계획과 신현송 체제로의 이양

향후 거취와 관련하여 이 총재는 대학 교수직 제안을 고사하고 경제 평론 및 자문 활동에 전념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는 교수직의 고유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큰 이유라고 덧붙였으나, 이는 실무 중심의 경제 전문가로서 더 넓은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개인 유튜브 채널 개설설에 대해서는 농담이 와전된 것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메시지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매체를 선택해 대중 및 시장과 소통할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후임으로 내정된 신현송 총재 후보자에 대해서는 깊은 신뢰와 존중을 표현했다. 신 후보자가 지난 4년간 자신에게 통화정책과 관련한 깊이 있는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임을 밝히며, 특별한 조언을 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워싱턴에서 열린 G20 회의의 주요 화두였던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과 앤스로픽의 미토스로 촉발된 사이버 보안 이슈 등을 언급하며, 신임 총재 체제하에서도 한국은행이 이러한 글로벌 리스크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며 이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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