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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군사 충돌 및 호르무즈 재봉쇄 국면 속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정휘 기자
미·이란 군사 충돌 및 호르무즈 재봉쇄 국면 속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를 포함한 주요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양국의 강대강 대치를 협상 우위 확보를 위한 전술적 행보로 해석하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봉쇄하고 미국이 이란 화물선에 포격을 가하는 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양국의 2주간 휴전 종료 시점이 임박하면서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으나, 금융시장은 이러한 악재를 이미 선반영했거나 일시적인 진통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7.17포인트(0.44%) 오른 6,219.09로 장을 마쳤으며, 기관이 1,81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755억 원과 1,627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군사적 충돌 양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7일 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을 일시 해제하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으나, 이란 군부는 불과 하루 뒤인 18일 미국의 해상봉쇄 미해제를 명분으로 해협을 다시 폐쇄했다. 이어 19일에는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던 이란 선적 화물선 투스카호가 미 해군의 포격을 받고 나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대표단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파견하는 동시에, 이란이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폭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충돌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 지수는 각각 0.60%와 0.42%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역시 오후 장에서 0.50% 이상의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0.70% 넘게 오르며 중동발 충격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강대강 대치가 실제 전면전으로 치닫기보다는 차기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시장의 상방 베팅 배경과 타코 패턴 학습 효과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매수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스타일인 이른바 타코(TACO) 패턴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감을 극단으로 끌어올린 뒤 결정적인 순간에 물러서며 실익을 챙기는 행보를 반복해 온 것에 기인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미-이란 갈등 역시 21일로 예정된 휴전 종료를 앞두고 '가격 흥정'을 위한 벼랑 끝 전술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논의의 핵심이 핵 모라토리엄과 해협 개방을 대가로 한 동결자산 해제 및 경제적 보상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양측의 충돌이 수습 국면에 진입했다는 전제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이란의 입장에서 해협 재봉쇄는 전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일 뿐, 실제로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뒤엎는 것은 국제 사회의 비난과 경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갈등은 2차 협상을 앞둔 치열한 수싸움의 과정이며, 주식시장은 이러한 소음보다는 거시적인 펀더멘털과 새로운 산업 동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인공지능 신규 수요 창출에 따른 투자 심리 회복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인공지능(AI) 산업의 비약적인 도약이다. 최근 엔트로픽이 출시한 미토스(Mythos)는 스스로 보안 취약점을 탐지하고 자율적으로 공격 코드를 생성하는 등 인간 해커의 능력을 상회하는 성능을 보여주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는 AI의 활용 범위가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 고도의 보안 및 기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관련 산업의 신규 수요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반등세가 가파르게 나타나는 이유다.

다만 국제 유가와 외환 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급락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6.00% 반등하며 배럴당 88.8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장중 한때 91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477.2원에 마감하며 소폭 안정을 찾았으나,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3.73% 상승한 50.32를 기록해 여전히 시장 저변에 깔린 불안감을 시사했다. 당분간 금융시장은 미-이란 협상의 구체적인 결과와 AI 산업의 성장 지표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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